SNS 중독 대학생, 우울증 '위험'

2019-05-24 11:32:49 게재

이용시간·횟수 상위 25%, 발병위험 1.7~2.7배 … 학생심리지원 체계 열악

대학생들이 우울감, 소외감, 학업·대인관계상 불안감, 스트레스 등을 완화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NS 중독은 박탈감과 상실감 나아가 우울증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예산과 인력 등 학생심리지원 시스템은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소셜 네트워크 속 대학생들의 심리와 위기'라는 주제로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와 함께 24일 열린 '제60회 대학교육 정책포럼'에서 확인됐다.

이날 정책포럼에서는 이보라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 연구원이 'SNS중독, 사이버 폭력, 사이버 사회에 대두되는 문제들'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연구원은 △성인기로 전이되는 발달적 과도기 △새로운 환경, 학업, 진로, 취업, 대인관계 확장 △경제적 부담 △가족 해체, 치열한 경쟁, 정서적 완충 부족 △자아존중감, 학교애착 저하 △학교 대응 시스템 부재 등을 대학생들이 심리적 위기에 직면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대학생 2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중복응답)에서 대학생활 영역 중 학업(67%)에 의한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진로·취업'(52%), 외모·신체(46%), 경제(42%), 다이어트(42%), 대인관계(38%), 자아정체성(34%), 정서(33%)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불안증세가 위험군 수준인 학생은 1074명(41.2%)에 달했으며 우울증은 489명(18.8%), 인터넷 사용은 472명(18.1%)이었다.

문제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이런 상황은 SNS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SNS 사용시간이 많고 정신건강 수준이 낮을수록 진로준비와 학업활동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만족이 낮을 때 대학생의 중독 경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NS이용시간과 접속 횟수 상위 25%의 이용자가 우울증 발병위험이 최소 1.7배에서 2.7배 가량 높았다. 이 연구원은 문제 해결 방안으로 "SNS 관련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총괄 대응방안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배성만 단국대 교수는 "학업, 진로, 대인관계 등 대학생들의 주요 스트레스 원인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상담 개입과 자기조절 향상 프로그램의 활성화, SNS 정보의 정확성과 유용성을 판단,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기개입 골든타임과 상담센터 운영의 안정화'란 주제로 발표한 김동일 서울대 교수, 연세대 현채승 박사, 이주아 이화여대 학생기자는 "상담을 통해 학업중단 가능성이 있는 학생의 학교적응을 도와준 결과로 얻는 등록금 수입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면 상담의 경제적 가치를 도외시 할 수 없다"면서 "학생과 상담사의 비율을 MIT(460:1), 하버드 대학(530:1) 등과 비교하면 국내는 약 5000:1에 이를 정도로 학생심리지원 체계가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제일 용인대 교수는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함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고자하는 학교나 정부의 실천은 미약하다"면서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정부, 대학, 학생의 삼박자 조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그동안의 다양한 대학 정책의 성과를 대학교육의 실질적 수혜자인 학생들의 정서적 성장과 발전의 측면에서 고민해 봄으로써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교협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학교육과 학생에 대한 공론의 장을 통해 유관기관과 학회, 교육전문가들과의 연계와 협조를 통한 꾸준한 정책 탐구를 바탕으로 대학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고 활발한 정책 제언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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