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페이스 in 공공도서관│② 해외는

'3D 모델링'부터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2019-06-17 11:37:30 게재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 '팹랩' … 전문성 갖춘 자원봉사자가 경험없는 이용자와 협력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하는 공공도서관이 늘고 있다. 이용자들은 비닐커터를 이용해 종이를 잘라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고 3D 프린터를 통해 이름표를 제작한다. '작은 컴퓨터'로 불리는 아두이노(arduino) 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코딩으로 제어해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직접 내 손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창의·융합 공간이다. 내일신문은 3회에 걸쳐 국내외 메이커스페이스를 소개하고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의 방향성을 짚는다. <편집자주>

미국 시러큐스의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Fayetteville Free Public Library)은 메이커스페이스 'FFL 팹랩(Fayetteville Free Public Library Fabulous Lab: FFL Fab Lab)'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 조성 및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은 2011년 미국 최초로 공공도서관에 메이커스페이스를 조성했다. 지역 주민들은 FFL 팹랩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 혹은 공구를 사용해 공동의 관심을 가진 지역주민들과 협업하면서 창작 활동을 즐긴다.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 팹랩 제작 사례


◆장비 보다 '사람' 중시 = FFL 팹랩은 70여평 규모다. 어린이실과 다른 자료실에서도 메이커스페이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실제 사용 공간은 220여평에 이른다.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은 12명의 사서를 두고 있으며 FFL 팹랩은 사서 1명이 전담하고 있다.

각 공간은 △팹랩 △크리에이션 랩(Creation Lab) △리틀 메이커(Little Makers)로 구성된다. 팹랩에는 3D 프린팅과 스캐닝, 디지털 절단기, 재봉 작업, 목공 등과 관련된 하드웨어 도구들이 갖춰져 있다. 3D 모델링과 프린팅, 그래픽 디자인 등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각종 만들기 도구 등도 갖췄다. 크리에이션 랩은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영상 제작 공간이며 리틀 메이커는 5세부터 8세까지의 어린이 메이커들이 블록 레고 종이 등을 활용해 각종 만들기 작업을 하는 놀이 공간이다.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 팹랩에서 제작한 로봇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은 성공적인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을 위해 시설이나 장비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맥락에서 FFL 팹랩은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쉽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은 △초등학생,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3D 모델링과 3D 프린터를 교육하는 '3D 모델링' △홈스쿨링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코딩, 로봇, 3D 프린터 등을 교육하는 'STEAM 홈스쿨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로봇 제작을 위한 코딩 교육인 '코딩 키즈(로봇)'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들기를 제작하는 '청소년 DIY' △청소년이 애니메이션과 미디어를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제작' △성인 대상 재봉으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함께 재봉하기' △유아와 가족이 함께 만들기에 참여하는 '가족 크래프트' 등이다.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 팹랩 장비

◆온라인 장비 인증제 도입 = FFL 팹랩은 지역사회와 잘 연계돼 있는 게 장점이다. 우선 지역에 위치한 시러큐스대학의 지원을 받아 처음 시작했다. 시러큐스대학 대학원 문헌정보학과가 '3D 프린팅: 지역사회 협력을 위한 기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에 메이커스페이스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시러큐스대 문헌정보학과는 FFL 팹랩 구성과 운영에 협력하고 있다. 초기 예산은 뉴욕시 콘택트 서밋(New York City Contact Summit)에서 수상한 1만달러에 대중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통해 마련한 4000달러가 바탕이 됐다. 이후 뉴욕 도서관 건축 기금 25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또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성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경험이 없는 참여자들을 지원하고 협업하는 체계를 갖췄다.

아울러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은 주민들이 FFL 팹랩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장비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FFL 팹랩 교육 동영상은 물론, 3D 프린팅 파일과 모델링 자료 등을 제공한다. 주민들은 특정 장비와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서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주민의 50%가 FFL 팹랩에서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기 이용증을 획득했다.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 팹랩 공구들


문체부 관계자는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은 도서관 내 별도의 독립 공간을 조성, 계속 확장해 상시 메이커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지역 주민의 요구사항과 맞물려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메이커스페이스 확산 = 한편 미국의 경우, 2011년 파예트빌 프리 공공도서관을 시작으로 미국 전체의 공공도서관에 메이커스페이스가 확산됐다. 공간 이름은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헤커스페이스 등으로 다양하다. '공공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 조성 및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시간대학교에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각 도서관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업로드하는 '메이커브릿지' 홈페이지(http://makerbridge.si.umich.edu/)에 등록된 메이커스페이스 운영 도서관은 100여개다. 공공도서관이 74개, 대학도서관이 21개, 학교도서관이 5개로 공공도서관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메이커스페이스 in 공공도서관 연재기사]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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