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으로

2019-06-20 11:34:46 게재

높아진 금리인하 가능성, 무역협상 결과에 달려 … 기업이익 실적 개선 어려워

달러 및 위안화 가치에 큰 영향 … 금리 변동보다 외환시장 변동성 더 확대 전망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내심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는 2.25~2.50%로 동결됐지만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등장하고 인내심이라는 문구가 사라지는 등 전체적으로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자 주요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의 결정적 촉매제 역할을 할 변수는 미중 정상회담 중 진행될 무역협상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금리 인하는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지만 실제 경기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또 달러화 및 위안화 가치에도 큰 영향을 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인내심 → 적절한 대응 = 20일 국내 증권가는 전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6월 FOMC 회의 결과를 보고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의 결정적 변수는 미중 무역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의 등장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면 연준은 최근 경제 상황 일부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정책을 더 완화해야 할 근거를 보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미국 경제는 물론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횡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인내심이라는 문구 대신 '적절한 대응'이란 문구를 통해 미중 무역 분쟁 및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영할 뜻을 밝혔다"며 "미중 무역협상 결렬시 즉각적인 인하 대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합의를 보더라도 경제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선택할 전망이라며 7월 인하 가능성이 높고 연준과 금융시장의 시각 차 해소로 미국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무역분쟁 완화가 새로운 모멘텀 = 유진투자증권은 한국 기업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실적 개선의 발판으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완화가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2분기 기업실적 기대가 높아지기 어려워 금리인하 기대 자체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하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경기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려면 금리 인하와 더불어 무역분쟁 해소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은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정책은 1998년 및 1995년 사례와 유사하게 단기간에 소폭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1년과 2007년 단행됐던 금리인하는 위기상황이었지만 현재는 미국경제에 금융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미국경제 자체적인 침체 위험보다 미중 무역분쟁 확산과 같은 외생적 충격으로 인해 제조업 경기를 중심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회의를 계기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고 금리 인하의 폭 및 시기는 6월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무역협상 성과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먼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어 무역여건이 악화될 경우 첫 번째 금리인하는 7월 말 FOMC회의에서 단행되고 이어 9월에도 연이어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만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추가 관세 인상을 보류한 채 미중 간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면, 올 여름 미중 무역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기는 9월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인하는 4분기 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달러 변동성에 주목해야 = 증권가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변동성보다 환율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향후 달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CB 회의 직후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과의 경쟁을 더 쉽고 부당하게 만들었다"며 "ECB 당국자들이 환율을 새로운 경기부양책의 주요 도구로 보고 있다"는 등 환율조작 의심을 지적하고 약달러 지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함께 미중 정상회담 결과 역시 달러 및 위안화 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달러 강세를 지지하던 요인이었던 강한 미국 성장세, 미 연준의 긴축기조, 무역갈등 불확실성 중 무역갈등을 제외한 미국 경기와 긴축기조 요인은 약화 내지 소멸되고 있어 달러 강세 기조 역시 완화될 여지가 높아졌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6월말 정상회담을 통해 다소 완화될 경우 달러 가치는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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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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