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인내심 접고 금리 방향 틀었다

2019-06-20 11:54:33 게재

파월 의장, 통화완화 시사

시장 “이르면 7월 내릴 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금리동결 기조를 버리고 금리인하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무역갈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는 게 핵심적인 명분이다.

연준은 18~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현 2.25~2.50% 수준에서 유지했다.

향후 금리 전망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점도표(dot plot)의 연말 예상금리도 기존 2.40%(중간값)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곳곳에서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점도표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연내 동결을 시사하는 점도표 중간값은 큰 의미가 없다는 언급인 셈이다.

FOMC 성명에서도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한층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7월말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확신하는 표정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 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FOMC 성명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FOMC 성명에 ‘다소 상당한 변화’를 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FOMC 성명에 줄곧 반영됐던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삭제됐다. 그 대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동결 결정에서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9명이 동결에 투표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유일하게 0.25%p의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8.46포인트(0.15%) 상승한 26,504.00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권금리는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2.023%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1.80%까지 떨어졌다.

[관련기사]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으로

김영숙 기자·연합뉴스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