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에 주목 … 금리인하 시기 언제?

2019-07-17 11:33:41 게재

채권시장 전문가 70% "7월엔 동결, 인하 시그널만 … 8월 인하"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 높아져 … 7월 인하 주장

대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은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 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날 열리는 금통위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부 및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한국도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가 더욱 커졌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7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은이 금리 인하시기를 이번 회의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조만간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0.25%p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는 이번 달이 될지 아니면 다음 달 회의(8월 30일)가 될지,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먼저 채권 전문가들 10명 중 7명은 이번 금통위의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이다.

이들은 '8월 금리인하론'에 무게를 두며 "글로벌 무역 긴장과 국내 경기 부진이 금리 인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우려로 7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에 다소 애매한 시기라는 주장들이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로 예정된 국회 일정에서의 추경 통과가 본격화된 뒤 금통위원들의 스탠스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7월 FOMC에서의 연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고 부동산가격 상승률 역시 심상치 않아 추이를 다소 지켜본 뒤 인하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는 금리동결을 결정하겠지만 금리인하에 좀더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량 부진과 함께 국내 수출 부진 흐름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재정정책과 더불어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현재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하는데, 이를 0.1%p 이상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상승률 또한 1% 이하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본다. 7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안 연구원은 "한은은 이번 7월 수정 경제전망과 금통위를 통해 인하 시그널을 제시한 이후 8월에 금리인하를 단행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은은 미 연준에 앞서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적이 없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만큼, 7월 보다는 8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은이 금리 인하시기를 이번 회의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FOMC보다 금통위가 앞서 개최되지만 파월의장이 7월 금리인하 의지를 이미 분명히 밝힌 만큼 실제 미국의 인하를 확인하고 가야 할 필요성은 줄었다"며 "또 8월 금통위는 30일에나 열리게 되어 정책결정 지연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할 전망"이라며 "일본의 수출제한이 여타 산업으로 확대 또는 장기화 시 채권시장은 올해 2번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번의 금리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말까 지 국고3년과 10년은 각각 1.30%, 1.45%까지 저점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제상황은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미중 및 한일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현재 예정되어있는 추경 등을 생각한다면 금번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높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원은 "1분기의 성장률이 전분기비 -0.4%의 역성장을 보였던 만큼 이번 성장률은 예상대비 서프라이즈를 보일 가능성. 이를 감안한다면 성장률 발표 이전에 선제적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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