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유라시아 일주 자전거 편지

상하이∼런던 자전거 239일 여정

2019-09-27 11:13:12 게재
유채원 지음 / 금토 / 1만5000원

이 책은 글쓴이가 상해에서 런던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친구와 가족에게 쓴 엽서와 편지 내용을 모은 것이다.

이 기획 '시크로드(SeekRoad)'는 중국 최대 온라인 IT전문매체 '테크노드'의 영문기자였던 유채원의 8개월짜리 프로젝트로 자전거를 타고 실크로드의 여러 나라를 찾아가 창업가들을 인터뷰하고 현지 사람들을 모아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꿈을 이루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주로 민박을 하고 터키와 유럽에서는 '카우치 서핑'과 '웜 샤워'를 이용해 숙식을 해결했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세상 사람들의 깊은 인정과 다양한 향기를 체험했다.

카자흐스탄 황야를 가로지르다 숲속에서 쉬고 있는데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던 위구르 가족을 만나 닷새나 신세를 지게 된다. 아이들은 맑고 순수하고 아빠는 밝고 유쾌하며 초록 히잡을 쓴 엄마는 유머러스하고 인자했다. 카자흐어를 모랐지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표정과 몸짓으로 많은 대화를 이어갔고 마음이 통해 눈빛만으로도 쾌활하게 웃을 수 있었다.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그리스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치한을 만나기도 했다. 몬테네그로에서는 휴대폰이 고장나 두 번이나 수리점을 찾았으나 고칠 수 없어서 7일 동안 휴대폰 없이 길거리 표지판에만 의존해 달려야 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길에 세워둔 자전거를 도난당해 중고 자전거로 여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도와주었다.

"세상은 정말 따뜻한 사람들로 가득해요. 사람들이 가장 친절한 나라는 터키였어요. 숙소가 없으면 저는 현지인 민가의 문을 두드렸는데 중국에서는 하루 10번 카자흐스탄에서는 5번을 거절당했으나 터키에서는 물어볼 필요도 없었어요."

글쓴이는 21세 때부터 '세계를 배우면서 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에콰도르에서 1년간 봉사 활동을 했으며 이스라엘과 미국, 중국에서 일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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