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학생 느는데 언어 강사 태부족

2019-10-17 11:18:38 게재

신경민 의원 "강사 1인당 280명 담당 … 82%가 이주 여성, 질 제고 시급"

다문화가정 학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데도 이들의 이중언어 교육을 담당하는 다문화 언어 강사는 정상적인 교육이 힘들 정도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활동하는 강사 대부분이 이주여성이고 이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연수도 부족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도 한계다. 이런 사실은 국회 교육위원회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의 수는 13만7225명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만348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1만7929명), 경남(1만686명) 전남(9338명) 경북(91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2조에 따르면 각 학교에서는 다문화 언어 강사를 채용할 수 있다. 다문화 언어 강사는 이중언어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등을 담당한다. 영어 이외의 외국어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이상 자격증을 가진 사람, 학사학위 소지자 등 자격 기준이 있지만 교육감이 인력 수급 여건상 부득이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교육감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파악한 전국 다문화 언어 강사는 489명에 불과했다. 이는 강사 한명이 다문화 학생 280명의 언어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숫자다. 다문화 언어 강사의 수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96명) 서울(80명) 순이었다.

또한 다문화 언어 강사 중 402명(82%)이 이주여성이고 외국어 또는 교육 전문가는 64명(13%)에 불과했다. 대전의 경우 교육당국이 강사 23명의 전문성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경북·광주·세종·울산·전남·제주·충북 등 7개 지역은 다문화 언어 강사 채용 현황을 교육청에서 관리하지 않고 있어서 통계조차 없었다.


이처럼 강사 대부분이 외국어·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교육의 질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중언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사의 질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2019년 기준 다문화 언어 강사 대상 연수를 실시하는 교육청은 17개 교육청 중 서울·대구·인천·충남 등 4곳 밖에 없으며 전북은 학교별로, 전남은 도청에서 연수를 실시한다.

신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에 다문화 언어 강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실태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문화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이중언어 강점을 키울 수 있도록 정확한 현황 파악과 연수 실시 등 이중언어 교육에 대한 각 교육청의 세심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가 8월 발표한 '2019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다문화 학생은 13만7225명으로 지난해 12만 2212명보다 12.7%(1만 5013명) 증가했다. 2012년 첫 조사(4만6954명)와 비교하면 9만명 이상 급증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 수가 지난해(1만8068명) 대비 20.1%(3625명) 늘어난 2만1693명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초등학교에서는 11.7%(1만854명) 증가한 10만3881명으로, 고등학교에서는 5.1%(546명) 증가한 1만123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은 초등학생 3.8%, 중학생 1.7%, 고등학생 0.8%다. 또 다문화 학생 부모의 출신국은 베트남(30.6%)이 가장 많았으며 △중국(한국계 제외) 22.5% △필리핀 10.8% △중국(한국계) 9.7% △일본 7.1%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 다문화 학생 비율은 국제결혼가정(국내출생)이 78.8%(10만8069명)로 가장 많았고 외국인가정 14.9%(2만459명), 국제결혼가정(중도입국) 6.3%(8697명) 순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는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취학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취학률은 98.1%, 중학교 취학률은 92.8%, 고등학교 취학률은 87.9%, 고등교육 취학률은 49.6%였다. 일반학생과 비교하면 중학교 취학률은 5.1%p,고등학교 취학률은 4.5%p, 고등교육 취학률은 18.0%p 낮았다. 학업을 중단한 사유는 '그냥 다니기 싫어서'가 46.2%였다. 특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로 63.6%가 학교 공부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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