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저금통·바닥태양광' 환경 배우는 놀이터

2019-11-12 11:11:23 게재

강동구 강일동에 '에너지마루' 개장

발전시설 '태양의 초대' 관광자원화

"주민 체감하는 에너지정책 펼친다"

나무의자에서 바이오연료로 사용되는 식물 찾고 지게로 물을 나르며 빗물저금통에 대한 공감대를 키우고….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빗물저금통과 바닥태양광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섰다. 친환경 에너지 체험교육관 '에너지마루'다.

에너지마루는 2016년 9월 고덕천 인근에 개장, 지난해 말까지 1만3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용해온 환경교육 거점이다. 도시계획이 바뀌면서 철거위기에 놓여있었는데 강일동 능골근린공원으로 이전, 신재생에너지 체험시설을 추가해 지난 6일 주민들에 첫 선을 보였다.

강동구 주민들이 6일 문을 연 강일동 에너지마루에서 바닥 태양광 발전시설인 태양의 초대를 체험하고 있다. 이용자 숫자에 따라 빛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사진 강동구 제공


총면적 3만1464㎡ 규모인 에너지마루는 태양 바람 물 힘 등 각종 에너지 생산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야외학습장과 어린이놀이시설 에너지교육장 쉼터 등으로 구성돼있다. 회전무대를 돌려 풍력발전 원리를 배우고 태양에너지로 LED 벽에 불을 밝히는가 하면 빗물저금통으로 지구촌 물문제를 함께 생각한다. 방문객들에 그늘과 휴식을 제공하는 쉼터는 전체 에너지마루가 '에너지 자립'을 가능하게끔 하는 생산설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교육관 마당에 설치된 바닥 태양광 발전시설. 낮에는 전기를 생산하고 밤에는 조명등이자 보안등 역할을 하는데 인공지능을 결합, 이용자 움직임에 따라 빛이 움직인다. 사각형 모양 바닥 태양광 위에 한 사람이 서면 무대 위 주인공처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양쪽 끝에 두 사람이 서면 '사랑의 다리'가 놓아지는 등 이용자 숫자에 따른 변화도 볼 만하다. 구 관계자는 "두 사람이 중간에서 만나면 빨간 하트가 그려진다"며 "음향도 연결,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다른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바닥 태양광이 친환경 에너지를 친숙하게 하는 교육효과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크로아티아 해안도시 자다르는 낮에 모은 태양열로 저녁에 조명을 비추는 '태양의 인사'로 이름나 있다. 1년 가운데 360일 맑은 날씨를 자랑하는 도시 특성을 십분 활용한 발전시설이다. 강동구 주민들은 에너지마루에 설치된 바닥 태양광에 '태양의 초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동구는 에너지마루에 앞서 바이오연료 체험시설이나 친환경 도시농업 등에 일찍부터 눈을 돌려왔다. 이정훈 구청장은 "현 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존하는 지속가능사회에 대해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다"며 "기후변화대응도시는 그간의 행정방향과 맞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의원 시절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서울시 '태양의 도시' 정책에 힘을 실었다. 그는 "에너지마루를 비롯해 강동구청 등 강동구 신재생에너지 체험시설은 흉물처럼 전락한 농지나 산간 태양광과 달리 도시환경과 어우러지면서 환경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자신했다.

본관 외벽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강동구청과 서울 최대 규모 수소 연료전지 발전시설인 고덕 그린에너지발전소, 에너지 자립률 46%를 자랑하는 십자성 에너지자립마을 등은 강동구 '에너지투어'에 포함된 곳들이다. 구는 다양한 연령대에 관광코스처럼 안내하고 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지난달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에 가입, 전 세계 9200여개 지방정부와 발을 맞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천을 해나가기로 했다. 내년에는 녹색에너지과와 문화환경국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대응체계를 본격화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공공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만큼 민관협력체계를 탄탄히 구축, 2030년까지는 2005년 수준보다 40% 가량 탄소배출을 줄일 것"이라며 "생활 속에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에너지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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