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통과, 특별감찰관 5년만에 폐지되나

2019-12-31 11:59:05 게재

청와대 감찰역할 공수처로 … "폐지 법안 낼 것"

한 번도 가동 안한 상설특검도 무용지물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주장해 박근혜정부때 도입된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으로 사실상 폐지되거나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여당 핵심관계자는 "특별감찰관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서 "특별감찰관 업무는 공수처로 흡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국회 통과│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특별감찰관제는 2014년 6월19일에 발효됐다.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2015년 3월27일에 임명됐다. 이 특별감찰관은 박근령을 사기혐의로 고발하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스캔들을 조사했다. 박근혜정부의 견제를 받아 결국 5개월만인 8월 29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 대통령 선출을 거친 3년여동안 특별감찰관자리는 공석이었다. 특별감찰관법에 1달안에 빈 자리를 채우도록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임기가 1년 지난 2017년 5월에야 국회에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으나 청와대 내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면 되는데 굳이 특별감찰관을 선임해야 하느냐"는 반대기류가 강했다. 지난달에도 교섭단체중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후보자를 지명했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명을 대상으로 검토하면서도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후보추천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특별감찰관 자리가 40개월이나 공백상태로 이어져 왔고 앞으로 6개월후인 7월에야 공수처가 가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46개월간 청와대 수석과 친인척에 대한 감찰은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여당 모 중진의원은 "공수처를 만드는 것보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특별감찰관은 수사, 기소가 어려운 조직이었던 만큼 더 강력한 공수처가 어떻게 해 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어떤 식으로든 특별감찰관법은 폐지안을 내서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2014년 도입후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상설특검 역할 역시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은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법무부 장관의 요구로 대통령이 국회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2명의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고 이중 한명을 임명한다. 국회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설'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사안에 따라 특별검사가 임명되는 게 관례다. 특히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과 법무부 장관이 이해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이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이다.

공수처의 역할과 겹치는 대목이다. 그러나 공수처가 중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치권에서 특검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공수처가 해내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 때문에 특검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변호사)은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상설특검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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