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계경제 ‘위태로운 회복’ | ③ 저성장 지속

IMF 총재 “최근 경제, 대공황 전 상황 떠올려”

2020-01-23 12:05:42 게재

전 세계적인 생산성 둔화 … 회복, 지지부진

미·중국 - 미·EU 무역갈등 추이 주목해야

‘우한 폐렴’이 세계경제 충격 “사스보다 클 수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5%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갔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최근의 사회 상황은 대공황으로 파국을 맞은 1920년대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공황이 재연될 것으로 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전제했지만 세계경제의 기록적인 수준의 불평등, 빠른 기술 발전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지만 일부 위험요인들을 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보스포럼의 핵심 이슈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저성장’이다. 실제로 세계 성장률이 2018년 3.6%에서 지난해 2.9%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로 3.3%를 전망했다.

IMF는 ‘글로벌 성장세가 잠정적인 안정 신호를 나타내지만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선진경제 전망치는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0.1%p 하향 조정했다. 인도 성장률 전망을 1.2%p (7.0%→5.8%) 낮춰 신흥경제 전망치는 0.2%p 하향 조정하고 중국 경제는 6.0%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당분간 무역갈등 추이를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 22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에서 ‘깜짝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연합(EU)을 정조준한 뒤 ‘관세폭탄’ 카드를 꺼내 들고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에 훨씬 더 많이 수출을 해왔는데 그동안 중국과 무역 협상을 먼저 하느라 바빠 지금까지 자제해왔다”며 “EU가 이른 시일 내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자동차 등 EU의 수입품에 대해 매우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갈등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2단계 협상이 된다 해도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는 ‘빅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중간 근본적인 경제 마찰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IMF 등 국제기구와 투자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1%p 하락한 6.0%로 제시하는 등 둔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해 말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 분위기 등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p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티(CITI) 경기 서프라이즈지수 또한 지난해 12월 기준 -11.58p에서 0p를 하회하며 경제지표의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

돌발변수로 등장한 우한폐렴도 중국 경제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폐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한 사스와 89%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사람간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2003년 중국 사스 혹은 2015년 한국 메르스 사태와 유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재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라 상황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대외 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사스의 확산으로 홍콩은 17억달러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고, 싱가폴은 2003년 GDP 1~1.5%p 감소,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2분기 GDP 성장률 1%p 하락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국내에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방한 관광객이 5월 133만명에서 6월 75만명으로 급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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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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