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상운영 2단계' 돌입 임박

2020-04-08 11:31:16 게재

한때 하루여객 5000명대 무너지기도

활주로 일부 폐쇄, 탑승동 운영 중단

사용료 감면액도 1810억원으로 확대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곳 중 하나가 공항이다. 하루 20만명을 넘나들던 인천국제공항 여객수는 5000명대로 떨어졌다. 지난 6일에는 5000명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며 7일 하루 여객수는 5931명이었다. 이달 들어 1~7일 평균 여객수는 6735명이다. 특히 지난 6일에는 4681명으로 2001년 개항 이래 처음 5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1만명선이 무너진 뒤 불과 2주일만에 다시 반토막이 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상운영 단계를 한단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루 여객수가 7000명 아래로 내려가면 2단계, 3000명 아래로 내려가면 3단계 비상운영 계획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1단계 비상운영 기준은 1만2000명이다.

인천공항 비상운영 2단계 임박 |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수가 감소해 공항 시설 운영을 축소하는 1단계 비상운영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여객수는 4581명으로 2001년 개항 이래 처음 5000명선 아래를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2단계 비상운영도 검토 중이다. 인천 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6일부터 1단계 비상운영 중이다. 출국장과 체크인카운터 주기장 수하물처리시설 등 주요 시설을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국장의 경우 기존 6개 운영되는 1터미널은 동·서 각 1개씩 2개만 운영한다. 체크인카운터는 평소의 30% 범위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수하물 처리시설, 셔틀트레인 선로 등도 모두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2단계 비상운영에 돌입하면 공항 운영은 이보다도 훨씬 더 축소된다. 일부 활주로 일부를 폐쇄하고, 주로 저비용항공사가 이용하는 탑승동 운영도 중단한다. 만약 3단계 비상운영 단계까지 들어가면 대부분 상업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필수적인 공항 서비스만 제공하게 된다.

해외 공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파리 샤를드골공항은 제3 터미널 운영을,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제2 터미널 운영을 중단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은 제3·4 터미널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공항은 제2 터미널 운영을 멈췄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국토교통부 등과 비상운영 단계 조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결정은 이번 주 여객 추이를 지켜보며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단계 비상운영 돌입은 인천공항 여객 추이, 공항기능 축소에 따른 여객 파급효과, 해외공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와 상업시설 피해 완화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 시행한다. 항공사 정류료를 3개월간 100% 면제하고 착륙료는 2개월 동안 20% 감면하기로 했다. 공항 내 상업시설(면세점 식음료매장 교통사업자 등)과 민자사업자(기내식 호텔 등) 가운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임대료를 기존 25%에서 50%로 확대 감면하고, 중견·대기업도 임대료 감면 대상에 새로 포함해 20% 감면한다는 계획이다. 임대료는 최대 6개월간 감면된다. 또 지상 조업사의 경우 계류장 사용료 감면 폭을 기존 3개월간 20%에서 3개월간 100% 면제로 확대하고 급유시설 임대료도 6개월간 20% 규모로 감면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공사의 사용료 감면 규모가 기존 254억원에서 1810억원으로 확대된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