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중고 400만명 원격수업 시작

2020-04-16 11:28:29 게재

중고 1∼2, 초 4∼6학년 312만명 추가 개학 … 플랫폼 접속 불안정 현실로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16일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이날부터 원격수업을 듣게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생과 교사의 네트워크 접속이 원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교육계 우려는 일부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16일 오전 9시 현재 온란인 수업과 관련한 일부 네트워크가 접속되지 않거나 속도가 느려져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업 시간은 지났는데 사이트는 먹통│전국의 중·고등학교 1∼2학년생과 초등학교 4∼6학년생이 추가 온라인 개학을 한 16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사가 온라인 수업 사이트 접속 실패를 호소하는 학생의 전화를 받고 있다. 1차 온라인 개학에 이어 이날도 많은 학생과 교사가 온라인 수업 프로그램에 접속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고 1∼2학년 90만4000여명, 중 1∼2학년 89만8000여명, 초 4∼6학년 132만3000여명이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진 지 45일 만에 온란인으로 개학을 한다. 앞서 9일 온라인 개학을 한 중3·고3 85만8006명을 포함하면 이날 원격수업 참여 학생은 총 398만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한 주보다 잠재적 접속자가 약 4.6배 많아진다.

다만 전날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총선)에서 투표소로 활용된 학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수업을 시작하도록 해 접속량이 분산될 전망이다. 투표소로 활용된 학교는 전국 1만1896개 학교 중 6394개교(53.7%)다.

원격수업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사와 학생이 화상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강의나 교사가 직접 녹화한 영상을 보고 학생들이 토론하거나 과제를 제출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만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이다. 교사는 세 가지 유형 중 하나를 고르거나 두 가지 이상을 섞는다.
학생들은 집에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으로 수업을 듣는다. 집에 원격수업을 들을 기기가 부족한 학생은 학교에서 대여받았다. 초·중·고 전체 학생 가운데 28만2335명이 기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중 상당수는 돌봄교실에서 원격수업을 듣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생 270만7000여명의 2.9%인 7만9600여명이 온라인 개학이후 긴급돌봄을 신청한 상태다.

문제는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수업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가 급증할 접속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다.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교사와 학생이 학습 자료를 주고받는 데 주로 쓰인다. 또 학생이 EBS 강의를 시청했는지 교사가 체크할 때도 사용한다. 앞서 중3과 고3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이후 원격수업 플랫폼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BS 온라인클래스에서는 9일 1시간 15분가량 접속이 지연됐다. 13일에도 온라인클래스 고등학교용 페이지에서 2시간 40분 동안 접속에 문제가 있었다. 14일에도 일부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e학습터의 경우 14일 일부 지역 학생들이 로그인하지 못했다.

일부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 '클래스123' 등 민간 업체가 만든 플랫폼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 교사가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를 활용하고 있어 약 400만명이 몰리는 16일 접속 과부하가 우려된다. EBS와 KERIS는 서버 용량의 문제는 아니라며 접속 단계에서 과부하를 줄이는 등의 조치들을 꾸준히 해왔다.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는 각각 300만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게 시스템을 확장했었다.

특히 EBS는 접속 단계 간소화와 로그인 처리 방식 개선으로 접속 지연에 대비하고 있다. 로그인 방식을 '중앙 로그인'에서 학교별 '로컬 로그인'으로 분산했다. 메인 페이지를 거치지 않고 개별 클래스의 인터넷 주소(URL)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접속 방식도 기존에는 초·중학교와 고등학교 2개의 게이트로 접속하는 방식이었지만 100개 서버로 분산해 로그인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서버 1개는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교사들이 자료를 업로드할 때 속도를 초당 2Gbps에서 22Gbps로 11배 늘렸다. 업로드 서버와 다운로드 서버를 분리하고 고성능 콘텐츠 저장소를 추가 도입했다.

KERIS도 e학습터의 접속을 안정화하기 위해 권역별 분산 시스템 방식을 도입하고 인프라를 확충했다. 전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서버를 구축해 접속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했다. 1개 서버는 47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571만2000명이 e학습터에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우려 현실로 나타나 = 하지만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KERIS가 제공하는 'e학습터'는 오전 9시 현재 일부 지역에서 연결이 매우 느리거나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e학습터 서버 터졌다" "e학습터 안 되니까 선생님이 복구될 때까지 자습하라고 문자 보냈다" "출석 체크도 못 하고 있다" "계속 로그아웃 당하고 있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KERIS 관계자는 "권역별로 서버를 나눠놓았는데 서울과 대구 쪽 서버에서 잠깐 로그인 지연이 있었다"면서 "현재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고 최대 동시 접속자가 68만명이지만 문제는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KERIS에서 제공하는 학급 관리 플랫폼인 '위두랑'은 현재 아예 접속이 안 된다. 위두랑은 과제를 공지하는 등 알림장 기능으로 주로 쓰이고 일부 교사들은 원격수업출석 체크에도 쓴다.

KERIS 관계자는 "위두랑은 점검할 사항이 있어서 점검하느라 잠깐 닫아 놓았으며 오전 중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위두랑은 카카오톡, 밴드 같은 부가적인 프로그램이라서 선생님들이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비교적 접속이 원만한 상태지만,강의 영상을 제공하는 'EBS 초등' 'EBS 중학', 'EBS 고등' 등의 사이트가 조금 느린 모습을 보인다.

EBS 관계자는 "계속 모니터링 중이고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 연합뉴스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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