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불붙은 개미 주식투자 열풍 … 1분기 해외주식직구 사상 최대

2020-04-16 11:52:10 게재

외화결제 162,9% 증가

테슬라·애플·알파벳A 등

올해 1분기 해외주식 직구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한 미국 주식에 대거 몰리면서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올해 1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665.8억달러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274.5억달러로 직전 분기(104.4억달러) 대비 162.9% 증가하였고, 외화채권 결제금액은 391.3억달러로 직전 분기 (291.3억달러) 대비 34.3% 증가했다.

전체 시장 중 외화증권 결제금액 비중이 가장 높은 시장은 유로시장(49.9%)이며, 결제금액 상위 5개 시장(유로시장·미국·홍콩·중국·일본)의 비중이 전체의 99.2%를 차지했다. 외화주식 중 결제금액 1위인 테슬라(미국)의 결제금액은 14.7억달러로 직전 분기(1.7억달러) 대비 764.7% 대폭 증가했다. 나머지 상위 결제종목(ETF 제외)도 모두 미국 대형 기술주인 애플(11.5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6억달러), 아마존(10.5억달러), 알파벳A(5.9억달러)가 차지했다.

다만 예탁원을 통한 국내투자자의 2020년 1분기 말 기준 외화증권 관리금액은 418.7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4.0% 감소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대 낙폭으로 이어지자 반등을 기대한 저점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달 100년전 대공황 쇼크에 맞먹는 낙폭을 거듭하며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공포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번 코로나19사태로 다우지수는 2만선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유동성 정책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어 2만3000선은 회복한 상태지만 지난 2월12일 전고점(2만9551.42)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주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뿐 아니라 미국 펀드들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북미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과열 조짐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고점논란과 함께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돼왔는데 미국내 코로나19와 유가급락이 경기침체 트리거로 작용한 만큼 앞으로 이어질 변동성 장세에 유의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뉴욕증시는 사상 최악의 경제지표와 은행 실적 부진에 약세를 보이며 하락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서 장을 마쳤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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