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판교 작은 이태리식당, ‘오스테리아 워모잡’

2020-05-11 10:08:11 게재

맛, 멋 그리고 친절로 행복한 순간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에 한없이 마음이 살랑대지만 어디론가 떠나기가 쉽지 않은 요즘. 판교 도서관 근처에서 하얀 외벽의 나무 선반에 놓인 노란 꽃과 검은 자전거를 차지한 이름 모를 봄꽃들이 사랑스러운 식당, ‘오스테리아 워모잡(osteria_unmojob)’을 발견했다. 이정도 느낌이면 맛은 포기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들어선 이곳은 외관 못지않은 감각적 분위기의 실내에서 정성껏 내어주는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곳
‘오스테리아 워모잡’은 ‘작은 이태리식당’이라는 콘셉트에 딱 맞는 식당이다. 세련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외관, 오래된 동네 식당 분위기를 연출하는 나무 바닥과 햇살 가득한 창문들,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작은 식당이지만 테이블마다 조금씩 다른 멋을 주어 취향대로 골라 앉을 수 있는 재미까지 더한 이곳에는 독립된 공간에서 은밀한(?) 식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룸도 준비되어 있어 가족 식사나 모임에도 제격이다.



그 남자의 음식은 정성이 비법
‘그 남자가 만들어주는 점심’이라는 재미난 문구로 기대감을 높인 이용수 셰프의 음식의 기본은 역시 정성이다. 신선한 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원 재료의 맛을 정성스럽게 살려낸 이곳 음식들은 깔끔하면서도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평소 봉골레와 까르보나라 등 기호성이 좋은 파스타를 즐겼더라도 이곳에서는 새로운 파스타를 선택해 볼 것을 추천한다. 과하지 않은 엔쵸비 특유의 맛과 함께 구수한 닭가슴살을 맛볼 수 있는 ‘엔쵸비 파스타’와 식감과 맛을 살리기 위해 구운 야채와 베이컨의 환상적 조합인 ‘아마트리치아나’는 평소 야채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맛있게 한 그릇을 비울 수 있다.특히 봄을 맞아 새롭게 구성한 시그니처 메뉴도 놓치지 말자. 소고기 아롱사태와 적양파로 만든 나폴리 전통 소스와 트러플오일을 곁들인 ‘빠께리 제노베제’, 감자와 양파 빤체타로 만든 소스와 스카모짜, 트러플오일을 곁들인 나폴리 가정식 떠먹는 재밌는 파스타 ‘빠따떼’, 홍합과 새우, 루꼴라 페스토가 일품인 ‘홍합살 루꼴라 페스토’가 준비되어 있다.



가심비 최고의 런치 메뉴와 서비스
음식점을 선택하는 기준의 최우선은 단연코 맛이지만 제 아무리 맛이 좋더라도 손님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찾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만족스러운 식사는 입에 맞는 맛과 함께 대접받았다는 기분까지 더해져야 가능하다.
이런 기준에서 바라보면 이곳은 최근 찾았던 음식점 중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우선 테이블에 준비된 개인 손소독제를 시작으로 음식을 먹는 동안 언제 살폈는지 무 피클만 집중 공략하는 입맛에 맞춰 딱히 부탁하지 않아도 제 때 피클을 내어주는 센스, 그리고 향과 맛 좋은 커피를 채워주는 넉넉한 인심은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식전 빵, 샐러드 또는 스프, 파스타와 스테이크, 그리고 음료까지 빠지지 않는 구성이지만 가격까지 매력적인 런치메뉴는 행복한 식사의 끝판 왕이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277번길 9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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