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올해 공무원 채용 대폭 확대

2020-06-16 11:05:24 게재

코로나 취업난 완화 목적

지방 기구 개혁 영향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들이 전년보다 규모를 확대해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15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허난, 장쑤, 산둥, 네이멍구, 쓰촨, 저장, 상하이, 푸젠, 베이징, 시짱 등 10개 성에서 모집공고를 냈다. 모두 5만4228명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1만7058명이 늘어난 것이다. 시짱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성에서 모집인원을 확대했다.
1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중과학기술대학에서 졸업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에 필기시험을 치른 2020년 국가공무원시험은 2만400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 역시 지난해 1만4500명을 모집한 것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주리쟈 중국 중앙당교 공공관리교육부 교수는 "올해 대학 졸업생이 874만명에 이른다"면서 "공무원의 확대, 특히 기층 공무원의 확대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고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적절한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지방 기구에 대한 제도 개혁이 시작되면서 2019년 지방 공무원 채용이 감소했다가 올해는 많은 지방에서 공무원 모집이 V자 반등의 모습을 띠고 있다.

주리쟈 교수는 "공공서비스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고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난 공공서비스의 빈틈이 채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층 공무 분야 인원을 대규모로 충원하는 것은 일정 기간 동안 지향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생 수는 874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무원 모집 확대는 대학 졸업생의 고용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무원시험교육기관 관계자는 "전염병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업무를 재개했고 인적자원부나 교육부와 같은 정부부처들이 올해 졸업생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많은 정책을 펼쳤다"면서 "공무원 모집 확대 외에 '삼지일부'(농촌·교육·의료 사업)나 교사 채용 등도 대졸자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공무원 모집이 늘어난 데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지방기구의 제도 개혁이 끝나면서 채용인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미 모집공고를 낸 허난, 강쑤, 산둥, 네이멍구, 쓰촨, 상하이, 푸젠, 베이징 등은 2018~2020년 신입직원 수가 'V자'형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8년과 2013년에 두 차례 제도 개혁 이후 국가공무원 모집 규모는 첫해에 줄어들고 그 다음 해에는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무원시험교육기관 관계자는 실제 2019년 하반기에 공무원 모집인원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지방 공무원 시험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그는 "기층 일자리 수요가 많다"면서 "기구 개혁이 완료되면 민생 및 공공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지방 공무원 채용은 회복과 성장의 새로운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방 공무원 모집 확대가 기구의 비대화와 재정 압박의 문제를 낳을지 모른다는 의구심도 피어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주리쟈 교수는 "중국의 도시인구가 60%에 이르고 도시화 과정이 여전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많은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층 공공서비스 부서의 공무원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지방정부가 공무원을 모집할 때 재정상태와 일자리 수요에 맞춰서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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