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인실 한국여성발명협회장

"발명은 여성의 사회참여·일자리창출 통로"

2020-07-01 00:00:01 게재

국내 여성변리사 3호, 여성발명협회 산파 역할

"유연한 사고와 생활 밀접성은 발명에 유리"

"유연한 사고와 생활 밀접성은 여성의 장점이자 여성발명의 특징이다. 여성발명을 확산하고 발명이 창업으로 이어지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여성발명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인실 회장의 첫마디는 '여성발명 확산'이다.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높여야 한다. 여성발명 지원도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는 방법 중 하나다. 발명이 창업으로 연결되면 가장 좋은 사회참여라는 논리다.

여성발명협회는 1999년 설립됐다. 협회는 '여성 잠재력을 창의성 계발로 이끌어내 국가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공익을 도모'하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여성 발명가를 기업인으로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약 5000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은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거나 발명활동에 적극적인 여성들이다.

주요 사업은 △여성발명창의교실 △생활발명코리아 △여성발명왕엑스포 등이다. 여성발명창의교실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014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생활발명코리아는 생활 속 발명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6년간 206건을 지원했다. 매년 참가건수가 늘고 있다. 올해는 2245건이 접수돼 지난해보다 40% 늘었다.

여성발명왕엑스포는 여성발명품박람회외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를 통합한 행사다. 여성발명 기업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명이 남성만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섬세한 감정과 유연한 사고, 육아와 가사 경험 등은 생활 속 발명에 유리하다."

이 회장이 강조한 '생활 속 발명'의 의미는 여성발명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현실 두리시스템 대표는 지난해 미세먼지와 도로열기를 저감시키는 쿨링포그시스템을 개발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나예선 인트리 대표는 이동식 분리수거함을 개발해 억대 연봉 CEO에 등극했다. 제이엠그린 이정미 대표는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마늘저장용기 '알알이쏙'을 개발했다.

이들은 여성발명지원사업을 통해 성공한 사례다.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많은 노력에도 여성발명인이 견실한 중소기업인으로 성장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벽이 존재한다. 한국은 지식재산 선진 5개국 일원이지만 여성의 지식재산권 출원은 총 출원건수의 25.2%에 불과하다. 남성과는 3배 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여성발명 확산에 적극 나서고, 여성들도 정부 지원제도를 활용해 발명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며 "협회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과 여성발명협회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다. 이 회장은 국내 3호 여성변리사다. 1985년 변리사 합격 후 김앤장에서 10년간 지식재산 관련 일을 했다. 재충전이 필요해 1995년 프랑스 로베르슈멩대학에서 1년간 CEIPI(지식재산권법) 과정을 마쳤다. 프랑스 법률사무소에서 1년간 현지경험을 쌓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대 로스쿨 LLM(법학석사) 과정도 마쳤다.

국내로 돌아와 국제변리사연맹(FICPI)한국협회 회장, 전문직여성한국연맹(BPW) 회장을 거쳐 BPW 동아시아지역 의장 등을 역임했다.

여성발명협회 초기에 회원들이 도움을 요청해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여성발명가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 회장은 '발명은 아이디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고, 여성발명인이 경제적 자립을 갖추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회장의 마지막 말도 '여성발명 확산'이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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