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간접고용 비정규직 온상

2020-07-29 11:20:38 게재

GS·포스코·롯데·현대중공업 절반이상 … 사내하청 상시·지속일자리 "불법파견"

재벌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온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는 29일 '대기업 비정규직 규모' 이슈페이퍼를 발표했다. 한노사연 김유선 이사장과 홍종윤 연구원이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기준 '고용형태 공시제'를 분석한 결과 10대 재벌 비정규직은 2019년 52만명(38.0%), 2020년 52만명(38.1%)으로 변함이 없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1만명(8.2%)에서 10만명(7.2%)으로 1만명(-1.0%p) 감소했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41만명(29.8%)에서 42만명(30.9%)으로 1만명(1.1%p) 증가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4곳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는 총 2284곳이다. 고용부 고용형태 공시제 현황에는 64개 대기업 집단 소속 기업이 530곳 포함됐다. 이들 기업 노동자 210만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83만명(39.4%)이다. 기간제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9만명(9.1%)이고,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64만명(30.3%)이다.

GS(58.8%), 포스코(53.3%), 롯데(52.4%), 현대중공업(52.2%)은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LG(15.6%)는 10대 재벌 중 비정규직을 가장 적게 고용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비정규직 비율은 SK가 35.0%에서 37.8%로 2.8%p 늘었다. 롯데는 55.9%에서 52.4%로 3.5%p, GS는 60.9%에서 58.8%로 2.1%p 줄었다.

10대 재벌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삼성이 15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8만5000명) 롯데(6만5000명) SK(5만7000명) 포스코(3만4000명) 현대중공업(3만명) GS(2만8000명) LG(2만6000명) 한화(2만3000명) 농협(2만명) 순이었다.

고용부의 고용형태 공시제 대상기업은 2014년 3월 2942곳에서 2020년 3월 3520곳으로 578곳이 늘었다. 이들 기업 노동자는 같은 기간 436만명에서 500만명으로 64만명 증가했다.

비정규직은 2014년 162만명에서 2018년 194만명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2019년 187만명으로 감소했고, 2020년에 다시 192만명으로 증가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2014년 37.3%에서 2017년 40.3%로 계속 증가하다가 2018년 39.8%, 2019년 38.5%로 감소했고, 2020년에는 38.4%로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비정규직 사용이 고착화돼 있음을 말해준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192만명(38.4%)이고,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01만명(20.2%),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91만명(18.3%)이다. 300인 이상 500인 미만 기업은 비정규직 비율이 26.4%이고, 1만인 이상 거대기업은 43.5%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899개(25.5%)로 가장 많고,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이 641개(18.2%)로 뒤를 이었다. 노동자수도 제조업이 153만명(30.5%)으로 가장 많고,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이 67만명(13.3%)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홍 연구원은 "이는 지난 20년 동안 무분별한 아웃소싱으로 인력파견 용역사업이 번창했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김유선 이사장은 "재벌계열 거대기업일수록 사내하청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대기업 사내하청은 대부분 상시·지속적 일자리이자 불법파견"이라며 "거대기업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온상이자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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