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_2020073119

2020-07-31 11:15:08 게재
백제 지수신(전2권)
류정식/물병자리/2만7600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가 아닌 인물은 역사의 기록에 남아 있기 어렵다. 남아 있더라도 승자의 영웅담을 돋보이게 하는 양념 역할을 벗어나지 못한다.

백제부흥운동의 마지막 영웅 지수신도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를 만난 작가는 그와 백제의 최후를 소설로 복원했다.

작가는 오래 전부터 백제가 어떻게 멸망했는지 궁금했다. 강성한 문화 대국으로 700년 가까이 역사를 이어온 백제가 어떻게 한순간에 무너졌는지, 단지 의자왕이 방탕해서 그렇게 된 건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2010년부터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비롯해 백제 멸망과 관련된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역사의 뒷골목을 헤매다가 한 사내를 만났다. 폐허가 된 임존성에서 어검 '칠생도'를 단단히 그러쥐고 사비성을 바라보는 한 사내의 뒷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서기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하자 지수신을 비롯한 백제의 무장들과 유민들은 부흥군을 조직하고 부흥운동을 전개한다. 백제 최후의 성이라 일컬어지는 임존성을 중심으로 백제군은 나당연합군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이 소설은 사서에 몇줄 언급된 임존성과 지수신의 기록을 씨앗으로 삼아 방대한 역사를 탐색했다. 그리고 당시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매력적인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시간의 파괴력에 부서지고 흩어져버린 당시의 사건들을 상상력으로 재건해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조용한 공포로 다가온 바이러스
야마노우치 가즈야/오시연 옮김/하이픈/1만7000원

과학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날수록 우리는 질병과 싸워야만 한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주위를 도사리고 있으며 그것들은 인간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50년 넘게 바이러스에 빠져 연구했던 저자가 그것들의 생태를 쉽지만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특징을 설명한다.


모방 시대의 종말
이반 크라스테프 외/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1만8000원

독자는 비자유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혼란의 거센 파도가 불길하게 밀어닥치고 있는 세계에 관한 두 석학의 탁월한 통찰을 만날 수 있다. 공산주의 붕괴 후 지금까지의 30년을 저자들은 '모방의 시대'라 명명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이데올로기적 진화의 종점'이라고 말한 자유민주주의는 비서방 국가들이 본받아야 하는 유일한 모범 이데올로기가 됐다. 하지만 그 강요된 모방은 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무시했고, 그 결과 불만과 분노가 쌓이고 이를 이용하는 지도 세력에 의해 반동적 움직임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
변신원/BMK/1만5000원

결론부터 말하면 세상은 아직도 불평등하다. 성평등과 인권 존중은 시대의 과제이나 모두의 일상에 있지는 않다. 미투 사건이나 N번방 사건처럼 성범죄의 해일이 밀려올 때마다 성별 갈등이 소환되고 관련 이슈와 담론이 범람하지만 무엇이 바뀌고,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꼬리를 무는 문제에 맞서 이 책의 저자인 한국양성평등진흥원 변신원 교수는 일상과 맞닿아 있어 오히려 몰랐던, 또는 외면하거나 오해했던 성평등과 차별 문제를 다각적으로 훑어본 후 '성 인지 감수성'이라는 해법을 안내한다.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에릭 슈미트/김민주 옮김/김영사/1만7800원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이베이, 인투이트…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CEO 뒤에는 숨겨진 스승 빌 캠벨이 있었다. 그가 손대는 기업마다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해 '1조달러 코치'라고 불렸다. 구글 전 회장 에릭 슈미트는 "그가 없었다면 애플도 구글도 지금의 모습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빌과 함께 일한 80여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빌 캠벨의 삶과 리더십 원칙을 최초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