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민·고령층에 금융데이터 서비스 추진

2020-08-10 10:52:14 게재

농협상호금융 마이데이터 사전신청 … 농·축협 가입자 2100만명 금융정보 사각지대 없앤다

농협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 이재식)은 금융감독원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예비허가 사전신청서를 제출하고 농·축협 조합원에게 신속한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10일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와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확인하고 활용하는 금융데이터를 말한다. 개인신용정보와 금융정보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수집된 정보를 소비자가 조회·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금융기관이 신용정보관리를 하고 있지만 신용정보법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허가를 받은 곳만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있다.

농협상호금융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면 주 고객층인 농업인과 고령층 등이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금융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금융데이터 사각지대인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 데이터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농협상호금융의 군 지역 지점수는 1291개로 전체 지점(4772개)의 27%에 달한다. 반면 시중은행은 군 지역에 10~20개 정도의 지점만 운영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이 상대적으로 농업·농촌 금융서비스에 특화돼 있다.

농협상호금융은 농업·농촌에 대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진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한국판 뉴딜 정책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농협상호금융 관계자는 "고객 특성 상 은행·증권 등 타 금융권 이용 비중이 낮은 금융취약계층(농업인 지역서민 고령층 등)이 많아 이들을 포용하려면 농협상호금융의 독립적인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협상호금융 전체 고객 수 3200만명 중 50대 이상이 50%이고, 농·축·임·어업인과 소상공인이 16%를 차지하고 있다.

◆군지역 지점수 확대 = 농협상호금융이 농촌(군)지역 지점수를 늘려온 것은 금융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터넷뱅킹 활용이 늘어나면서 NH스마트뱅킹과 NH콕뱅크를 통해 농협과 축협 고객 2100만명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 관계자는 "농민과 고령층의 금융서비스 활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은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정보에는 아직 접근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협상호금융은 농·축협 가입자 2100만명에게 금융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농협상호금융은 조합원 영농정보와 산지에서부터 소매를 아우르는 농산물 유통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마이데이터와 결합한 농업·농촌과 지역경제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있다.

농협상호금융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할 경우 농민들은 영농 수입·지출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농협에서 축적한 영농정보를 활용해 금융상품 가입이나 신용등급 상향 방안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농축협 가입자 2100만명은 이용 중인 NH스마트뱅킹 등에서 간편하게 전 금융기관 거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또 자산과 지출현황 맞춤 분석과 신용관리, 상품선택 제안 등을 볼 수 있다.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농협은 타 금융기관이 포용하지 못하는 고객층에게도 사각지대 없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정부의 다양한 공적 기능을 함께 수행해 온 정책대행(협력)기관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의 공익적 기능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정보융합 기대 = 농협 상호금융은 2018년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시중은행 수준의 금융데이터 처리능력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농협이 보유한 조합원 영농정보와 산지와 소매를 아우르는 농산물 유통정보를 합해 상당한 정보융합이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해 전략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연말에는 오픈뱅킹 상호금융업권 확대 시행을 앞두고 NH스마트뱅킹과 NH콕뱅크에서 편리하게 타행 계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비대면 특화 상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편리한 서비스도 금융정보 처리에 대한 보안 역량이 보장되지 않으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농협상호금융은 높은 수준의 데이터 관리와 보안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과 같은 고도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정보통신(IT)인프라도 보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은 "이같은 보안능력을 토대로 금융데이터서비스 확대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난 5월 상호금융업계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전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상호금융 = 농협상호금융은 농협과 축협 등 단위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이 낸 자금으로 운영되는 지역 금융기관이다. 농업협동조합법 134조에 따라 지역 농축협을 위해 사업한다. 상호금융의 사업 관련 전산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은 농협 설립의 고유목적 사업이다. 농·축협이 영업정지, 파산 등으로 고객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경우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이 대신 예금을 지급해 준다.

마이데이터 = 마이데이터는 은행계좌와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 금융데이터를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주관하는 것을 뜻하는 개념이다. 마이데이터로 개인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2020년 8월 5일부터 사업자들이 개인의 동의를 받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산업(신용정보관리업)이 가능해진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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