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DGB그룹 CEO 육성프로그램

2020-11-30 11:36:51 게재

금융지주 인사 앞두고

금융당국 '긍정 평가'

올해 연말과 내년 초 금융그룹들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최근 대구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DGB그룹의 CEO 육성프로그램이 금융당국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GB그룹은 2019년 1월 대구은행장 선임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해서 CEO 육성프로그램을 2년간 운영한 결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최종 후보자로 임성훈 은행장을 선출했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DGB그룹의 CEO 육성프로그램 운영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절차의 투명성과 과정의 공정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DGB그룹은 2019년 2월 그룹 임추위에서 차기 CEO후보군에 대한 자격요건을 자회사별로 세분화했다.

지난해 1월 DGB지주·대구은행 전무 및 부행장보 3명을 기본 후보군으로, 그룹 계열사 CEO와 DGB지주·대구은행 임원으로서 지주 회장의 추천을 받은 예비 후보군 16명 등 총 19명의 CEO후보군이 선정됐다. DGB그룹은 이들을 대상으로 1년간 은행장 자격 검증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1대1 임원코칭(인성검증) △업무능력검증 △종합평가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됐다. 인성검증은 코칭센터 대표와 심리학 박사 등을 중심으로 선정된 외부 전문가 3명이 약 6개월간 가치관, 도덕성, 윤리의식 등 은행장 후보자로서의 강약점을 점검했다.

업무능력검증은 DGB그룹의 경영과제에 대한 이해 및 문제해결 능력을 검증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종합평가는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해결방법을 찾도록 하는 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리더의 역량 수준을 최종 검증하는 절차다. DGB그룹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말 19명의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했다. 3명에 대해서는 2차 심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은행 외에 그룹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이해와 시너지 제고를 위해 주요 계열사 업무를 파악하게 했고,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금융 △인사조직 △지배구조 △리더십 △심리학 등 5개 분야에 대해 멘토링을 실시했다.

금감원은 "CEO 승계절차 명문화, 약 2년에 걸친 평가·검증 등 경영 연속성,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DGB그룹이 은행장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한 것은 평가할만 하지만 비리혐의로 박인규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임원 대부분이 사퇴한 영향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력한 은행장 후보들이 모두 그만두면서 후보군 공백이 발생했고 불가피하게 후보자 육성절차를 2년간 거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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