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이 쪽지·대화 요구"

2020-12-14 12:40:36 게재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실태조사 … 초중고생 36%

아동청소년 3명 중 한명 이상은 메신저나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낯선 사람에게 쪽지나 대화요구를 받아볼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탁틴내일과 함께 12~19세 1607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아동청소년에 온라인으로 접근한 낯선 사람들은 대부분 또래였다. 14~16세가 45%이고 17~19세가 43%다.

낯선 사람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건 나이나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23%가 개인정보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쉽게 용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도 10%다.

대화 요구를 받고 실제 개인 정보를 알려준 적이 있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개인정보를 알려주거나 사진을 보내주면 '칭찬하거나 친절하게' 대해줬거나(29%) 현금 또는 용돈을 주겠다고 했다(15%). 문화상품권 게임머니 게임아이템 등을 주겠다고 한(10%) 경우가 뒤를 이었다.

피해를 경험한 학생도 5%나 됐다. 사회관계망이나 가족 친구에 피해자의 '나쁜 점을 알리겠다'는 협박이 56%다. 신체 사진이나 성적인 행동을 하는 동영상을 보내라는 협박도 17%에 달했다. 협박에 못이겨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낸 경우도 6%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14일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현황과 대응 국제 심포지엄'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근절대책을 발표한다. 서울시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탁틴내일이 주관하는 심포지엄에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중국 등 5개국 비정부기구와 기업 단체 등이 참여한다. 국제연대를 통해 갈수록 증가하는 디지털 성범죄 해법과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지금 아동·청소년 세대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까지 많아지면서 디지털 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실정"이라며 "더 늦기 전에 확실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심포지엄이 한차원 진화된 해법을 모색하고 '디지털 성범죄 없는 안심 서울'의 토대를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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