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정직 2개월' 집행정지 22일 심문

회복 어려운 손해·긴급 필요성 여부가 쟁점

2020-12-21 11:16:55 게재

절차 적법성·공공복리도 공방 … 재복귀 여부 이번주 판가름

22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재판에서 최대 쟁점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또 절차의 적법성과 공공복리 여부도 일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은 이미 대통령 재가까지 끝난 징계 처분의 효력을 잠정 중단할지에 대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앞서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 총장의 직무배제 처분에 관한 집행정지 재판과 다르다.

윤석열 검찰총장, 이번 주 운명의 갈림길│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의 2개월간 정직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이 오는 22일로 잡혔다고 20일 서울행정법원이 밝혔다. 윤 총장이 지난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처럼 법원이 판단을 서두를 경우 크리스마스 전인 23∼24일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여부 = 이번 재판에서 회복이 어려운 손해와 긴급 필요성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총장 측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에 대한 판단은 이미 서울행정법원의 직무배제 재판으로 정리됐다고 보고 정직 처분에 대해서도 당시 재판부의 판시를 인용해 대응할 방침이다.

실제로 윤총장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지난 17일 법원에 제출한 집행정지 신청서에서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 중단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침해해 '금전적으로 보상이 불가능한 손해'를 발생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행정법원이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대부분 인용 사유로 판시된 내용이다.

하지만 법무부 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즉시항고한 상태라 이번 재판부의 결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법무부 측 이옥형 변호사는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인정한 재판부의 논리에 "검찰총장에게 직무정지를 명할 때 항상 발생하는 문제"라며 "논리의 귀결점은 검찰총장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직무정지를 명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번 서울행정법원이 판단한 "직무배제가 해임·정직 등의 중징계 처분과 동일한 효과"가 이번 정직 2개월 처분에서 그대로 유지될지도 관심이다.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자체만으로 회복이 어려운 손해라는 판단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아직 윤 총장의 임기가 7개월 정도 남았다는 점에서 2개월 정직을 사실상 중징계로 보고 회복이 어려운 손해의 근거로 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손해 긴급 방지할 필요성이 핵심 쟁점 = 만약 윤 총장의 주장대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손해를 긴급히 방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직 2개월이 집행되더라도 남은 임기(약 6개월)가 있어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는지에 대해 판단할 필요성이 있다.

천주현 변호사는 "일반적 행정절차라고 본다면 2개월 후 정직처분 효력 상실할 사건에서는 신청을 인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원칙 2가지(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할 필요성)가 중요하다. 그 중 긴급할 필요성 때문에 기각 가능성 있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외에도 윤 총장 측은 징계위의 절차적 위법성 여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번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이 징계위 개최 전까지의 한시적인 직무배제 처분에 관한 것인 만큼 절차적 위법성은 재판부의 판시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22일 재판은 이미 마무리된 징계 처분에 대한 판단인 만큼 절차적 위법성도 재판부가 주의 깊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윤 총장 측의 예상이다.

윤 총장 측이 지속해서 징계위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해왔기 때문에 재판부가 이를 집행정지 신청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주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절차적 위법성에 관한 판단은 행정처분의 취소 여부를 다루는 본안 재판의 주요 심리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재판의 결정적 쟁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천 변호사는 "본 처분의 위법과 불법을 성급히 집행정지 단계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며 "후임 법관에게 예단의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처분이 적법하다면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며 "처분이 적법해도 신청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고 긴급한 필요가 받아들여지면 집행정지가 인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복리 위협 여부 = 오히려 징계 처분 집행정지 재판에서는 '공공복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이전보다 더 비중 있게 다뤄질 수 있는 만큼 법무부 측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의결이 끝난 징계 처분의 효력이 중단되면 징계 처분의 공정성이라는 '공공복리'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무부 측의 주장이다.

징계권자의 재량권 침해도 공공복리에 대한 위협 중 하나로 제시될 수 있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전날 "어떤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윤 총장 징계의 적법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지난 1일 직무배제 심리 당시 재판부가 '윤 총장의 부재에 따른 검찰공무원의 업무수행 혼란' 등도 공공복리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본 것은 법무부 측으로서는 부담이다.

대법원 판례가 '위협받는 공공복리'를 "처분 집행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공익"으로 명시하면서 이를 소명할 책임을 행정청에 부과하고 있다는 점도 판세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김선일 안성열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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