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건설 강자│⑨ 한라

배곧신도시 이후 5년 만에 기지개

2020-12-29 10:38:43 게재

대규모 주택개발 사업 재개 … 기체분리막 분야 투자 등 다변화

1조4000억원 규모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한라가 5년 만에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5년 간의 공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에도 공격적 투자로 승부를 걸었다. 자체 주택개발 사업을 재개하고, 기체를 분리하는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등 사업내용을 다변화한 것이다.
한라 임직원들이 안전품질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라 제공


한라는 기체분리막 선도기업인 '에어레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친환경 신기술 시장에 진출한다고 29일 밝혔다. 또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활용한 수소생산 사업, 반도체케미칼 리사이클링 등의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함께 체결했다. 에어레인은 2001년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기체분리막(멤브레인) 제조·양산 기업이다. 이번 투자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구상하는 미래기업 청사진을 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한라는 정 회장이 17.06%, 지주사인 한라홀딩스가 15.8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룹의 주요사업회사인 만도 역시 한라홀딩스가 30.25%로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라그룹은 정 회장이 24.31%의 지분을 가진 한라홀딩스가 주요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한라를 공공 건설분야 강자로 키워왔다. 이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한라의 성장 발판이 되고 있다. 한라는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에서 공항·터널(7위) 항만(9위) 고속도로(8위) 등 각종 인프라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인프라사업이 확대될수록 한라의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공공분야에서 한라는 올해 3월 정부 세종신청사 건설공사(1487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광주지하철 2단계 4공구 공사, 아산탕정 아파트 전기공사, 예산읍 하수관로정비사업 등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10월 발안~남양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11월에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5공구를 공동 수주하기도 했다. 또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민자SOC사업 주관회사로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택분야는 2021년이 더 기대된다. 한라는 내년 1분기 경기도 '양평역 한라비발디'(1602가구)를 비롯해 이천 부천 등 수도권에 자체·도급사업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 울산 용인 광양 지역 지역주택조합 사업도 본격화한다.

주택사업 재개에 힘입어 한라는 올해 1조9000억원의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는 올해 3분기까지 건설부문 신규수주에서 1조3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주잔고도 3분기 말 3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수주한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하는 2021년부터는 실적 향상 청사진도 내놨다.

한라는 앞으로 신규 인수합병(M&A)을 통한 수익개선과 시너지 창출, 스타트업 투자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7월말에는 스타트업인 '디스코'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부동산·토지·건축물 정보 통합 제공을 하고 있는 디스코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등 건설과 정보통신(IT) 융합을 통해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의 역량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라 관계자는 "신규 인수합병을 통한 수익개선과 시너지 창출, 스타트업 투자 등을 추진해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스마트항만 데이터센터 건설사업 등 기존 건설 분야 IT신기술 접목 뿐 아니라 연관된 솔루션, 플랫폼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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