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이든 시대, 우리기업의 과제와 기회

2021-01-05 12:13:22 게재

6일 미국 의회가 바이든 306명, 트럼프 232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인증하면 20일 조 바이든이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출범을 앞둔 바이든행정부는 많은 분야에서 트럼프행정부와 다른 방식의 대내외 경제정책을 예고해 전세계의 관심이 높다. 바이든의 대선 공약에는 글로벌 다자체제 회복, 동맹국과의 관계개선 내용이 포함돼 경직되었던 글로벌 통상환경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잠잠해지면 기업에 기회 생길 것

하지만 비관론도 공존한다. 미국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해온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완전 폐기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핵심공약인 ‘미국 내 제조, 미국산 구매’(Made in America by all of America`s Workers) 정책과 ‘탄소조정세’ 부과로 대표되는 친환경 정책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구도는 바이든행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당과 관계없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바이든도 평소 중국의 불공정무역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양국의 요구 속에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미국이 동맹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할 경우 양국 사이에서 안보와 경제이익을 취해온 한국이 난처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수출통계를 보면, 중국과 미국 수출이 각각 26.0%, 14.5%로 전체 수출의 40.5%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불확실한 경제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팬데믹이 종식되어도 보호무역주의와 무역분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의존도가 83%에 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바이든 시대에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없는 것일까. 필자는 면밀히 준비하고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본다. 코로나 방역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K-방역은 글로벌 모범이 되었고 국제사회에서 코리아프리미엄도 획득했다.

경제주체, 새로운 환경 선제적 대비 필요

한편 위기가 촉매제가 되어 혁신과 성장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도 만들었다. 방역과 비대면, 디지털이 일상화되면서 관련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증했고, 오프라인 위주의 판매방식을 과감히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해 위기탈출에 성공한 기업도 많이 탄생했다. 국가간 이동제한 등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에도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2.6%나 증가했고, 화장품과 의약품 등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주요 품목의 수출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소비와 수출이 폭증하며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국제무역기구(WTO)도 지난해 국제교역이 9.2% 감소했지만 올해는 7.2%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매번 변화와 위기 때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바이든 시대,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미국과 중국간 가교역할을 통해 서로에게 협력의 파트너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간다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은 물론,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