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닥친 2차 교원임용고시 '발등의 불'

2021-01-06 11:28:21 게재

"확진자 시험가능" 헌재결정에

정부·지자체 대책 없어 진땀

3월 5급 공무원 시험도 걱정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해 체용시험 응시를 제한했던 정부나 지자체들이 허둥대고 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들도 변호사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다른 채용시험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책마련에 고심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인사혁신처와 고용노동부 등 각종 국가시험 주관 부처에서도 이번 헌재 결정의 취지를 감안해 앞으로 예정된 시험의 방역관리 대책을 미리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장 1월 중 전국적으로 2차 교원 임용고시를 실시해야 할 교육부와 지역교육청 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립(사립)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유치원·초등)교사 2차 임용고시(면접·수업실연 등)를 13~14일 실시한다. 중등은 20일, 26~27일에 각각 실기·실험 평가, 지도안 작성 및 수업 실연, 교직적성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열린 재개발 총회 | 5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임시총회가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열리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인천시교육청은 13~15일 3일간 유치원·특수·초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2차 시험을 치른다. 다른 지역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느 지역도 아직 확진자 응시가능여부, 응시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차 임용고시 때 응시를 못한 수험생과의 형평성 논란과 면접이나 수업실연, 실기 등을 어떻게 따로 치를 것인가 등 구체적 방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임용고시는 국가위임사무라서 교육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노량진 학원 사태와 같이 1차 시험에서 응시를 못한 확진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다음주 초등 2차 시험이 시작되는데 시일이 촉박해 만약 확진자 응시를 받게 되면 준비가 만만치 않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6일 오전 17개 시도교육청으로 구성된 '임용고시 공동관리위원회'와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부가 상황을 설명하고 각 시도교육청 의견을 취합했지만 확정된 대책을 바로 내놓지는 않았다. 2차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한 수험생은 "정부 대책이 빨리 나와 안심하고 시험준비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노량진 임용시험 학원 집단감염으로 2021학년도 중등시험 1차 임용고시를 치르지 못한 수험생들은 6일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인사처·지자체도 대책 고심 = 3월 치러지는 5급(행정·기술·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도 걱정이다. 당장 다음달 26일 공고 예정인데, 그 전에 확진자 응시대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6월 8·9급, 10월 7급 시험이 예정돼 있는 지자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다행이지만 응시자가 많다는 건 걱정거리다. 높게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이 예상되는 만큼 대책마련이 녹록치 않다. 정부·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똑같은 상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초 채용시험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도 고민거리다. 정부와 지자체는 하나같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라 방역당국과 협의해 확진자에 대한 시험관리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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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김신일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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