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아직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로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도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연초 정치권 이슈로 부상한 사면론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이나 권력형 비리로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고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며 “그런데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하물며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들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지금 상황을 매우 안타까워하는 분도 많고 그런 국민들 아픔까지도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그에 대해서도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두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방안에 대해선 “제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것과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는 정치인 사면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투기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대해 특별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특별하게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는 것을 목적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 2021’을 내건 올해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 참석 기자는 20명으로 제한했고, 100명의 기자는 화상연결 형태로 참여했다. 회견 현장과 화상연결에 참여하지 못한 기자들은 온라인 채팅창을 통해 질의했다.

방역·사회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의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 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새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관련기사]
▶ [2021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윤석열, 정치 염두에 두고 총장 역할한다 생각 안해"
▶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 기자회견 질의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