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잡아라" 증권사 프리마켓 경쟁 치열

2021-03-03 11:49:26 게재

수수료할인·무료시세정보 등 투자자 유치전

"정규장과 거래량·시장참여자 차이 커 주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은 기존 수수료 할인이나 환율 우대 이벤트를 넘어 실시간 시세 서비스는 물론 정규 시장 이외에도 매매가 가능한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거래 시간 확대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급증하는 미국 주식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정규장 시작 전에 거래할 수 있는 프리마켓 거래시간을 앞당기고 정규장 종료 후에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의 시세 조회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변동성 및 종목 개별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정규장 개장 이전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프리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야간에 거래해야 하는 미국 주식의 불편함을 프리마켓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른 확대되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시간대별로 프리마켓(장전), 정규장, 애프터마켓(장마감후)으로 구분된다.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도 동시호가가 아닌 경쟁매매가 진행된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프리마켓 거래 시간을 앞당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8일 오후 6시부터 프리마켓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계최초 해외주식 전용 나이트 홈 화면을 제공하는 등 고객 중심 서비스 편의 개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 종목순위 및 순위검색에서도 프리마켓·애프터마켓 시세 상승률 상위 종목들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자동 적용되는 해외주식거래 전용 나이트홈에서도 프리마켓 상승률 상위 종목을 확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프리마켓·애프터마켓 거래시 시세 확인을 별도로 해야했던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편리하게 원스톱으로 시세 확인 및 매매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프리마켓·애프터마켓 거래는 해외주식 통합주문 화면에서 할 수 있으며, 매수주문 유형 선택시 프리마켓(지정가), 애프터마켓(지정가)을 선택하고 거래하면 된다.

뒤를 이어 KB증권은 지난달 25일부터, 미래에셋대우는 26일부터 미국 주식 프리마켓(장전 거래) 거래 시간을 기존 대비 1시간 앞당긴 저녁 6시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홍구 KB증권 WM총괄본부장은 "미국 상장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프리마켓을 통해 변동성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래 시간을 확대했다" 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상품들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해 고객 만족을 도모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지 프리마켓 개장 시점부터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할 수 있고, 고객 거래 편의성이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도 미국 증시의 거래 가능 시간을 현지 프리마켓 개장 시간인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현재 프리마켓 거래 시간은 각각 오후 7시, 오후 9시, 10시로 각 증권사별로 다른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거래 시간 확대로 투자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프리마켓은 정규시장과 달리 거래량이 적고 주로 기관 등 전문 투자자가 주로 참여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 전 거래시간에 단일가 매매를 진행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프리마켓은 단일가 매매를 채택하지 않아 정규장과 혼동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프리마켓은 정규장과 거래량, 시장참여자 등의 차이가 커 프리마켓을 활용할 경우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거래는 매매, 환율에 의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미국주식 '장 전 프리마켓 거래' 이용 시의 가격은 정규장의 고가와 저가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고, 거래소간 전자거래(ECN)의 제한적인 지원과 낮은 유동성으로 호가가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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