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GA판매비율 확대로 사업비율 증가

2021-03-10 11:44:50 게재

예보 금융리스크리뷰

손해보험사들이 장기보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판매 비율을 높이면서 사업비율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보험공사가 낸 금융리스크리뷰 최신호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권은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인한 저축성보험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보장성상품의 판매 확대로 매출(원수보험료)의 약 70%를 차지하는 장기보험의 성장률이 2020년 상반기 4.6%까지 증가했다.

장기보험은 다양한 보장 담보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해 주로 설계사 및 대리점(GA)과 같은 대면 채널로 판매된다. 손해보험사의 판매채널 구성을 보면 2020년 상반기 판매채널 중 설계사 비중은 25.8%로 감소한 반면, 대리점 비중(약 60% GA)은 50% 이상으로 증가했다. 주로 저축성보험을 취급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은 저축성보험의 매출 급감으로 인해 채널 내 비중도 6.6%로 줄었다.

손보사들이 주력 판매 상품인 장기보장성보험의 매출 확보를 위해 GA 수수료 경쟁을 벌이면서 대리점 수수료가 점차 증가했고, 2019년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전속설계사 영입 경쟁으로 설계사 수수료도 함께 올라갔다.

이로 인해 손해보험업권의 실제사업비는 2018년 상반기 7.7조원에서 2020년 상반기 9.1조원으로 증가했고, 실제사업비율도 1.1%p 상승했다. 실제사업비율은 보험회사가 실제 지출한 비용(신계약비 이연 전 사업비)을 원수보험료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사업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기존보다 인건비나 마케팅 비용, 모집 수수료 등에 돈이 더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장기보장성보험 매출 의존도 증가로 전속채널이 강한 대형사 및 중소형 상위사도 매출 확대를 위해 시책 등 GA 수수료 인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면서 "2017년 이후 일부 손보사에서 GA 시책 대폭 인상을 통한 공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GA 점유율이 하락한 타 손보사들도 GA 시책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2018년 상반기 손보업권의 신계약비가 26.5% 상승했으며, 중소형사는 신계약비가 초년도 보험료를 초과하는 수준(100.5%)까지 이르게 됐다"면서 "이에 대리점 실제사업비 증가로 중소형사의 장기보험 실제사업비율은 2020년 상반기 24.7%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2019년 이후에는 보험 계약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로 대형사를 중심으로 다시 전속설계사 영입 경쟁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2020년 상반기 장기보험 설계사 실제사업비가 전년동기 대비 11.6% 증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대리점 실제사업비는 6.2%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속채널이 취약한 중소형사의 GA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면서 대리점 채널 매출 비중이 전년동기 대비 2.1%p 상승한 52.1%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GA를 통한 경쟁적인 매출 확보는 과도한 시책비 부담뿐만 아니라 불완전판매 등 보험계약의 질 저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는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을 야기하고, 결국에는 보험소비자들의 피해 증가가 우려되는 만큼 보험회사들은 장기적으로 보험계약의 계약유지율 관리를 강화하고 사업비를 적정선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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