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급증 … "가계 재무건전성 악화 위험"
지난해 신용융자 증가율 155%, 청년층 증가율 200% … 미국 50.7%, 일본30.4%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외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는 신용융자 역시 급증하면서 자본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손실이 가계부문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융자 잔고는 2020년말 19조2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주가지수가 급락할 당시 신용융자 잔액이 7조52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15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은 50.7%, 일본은 30.4%의 증가율을 보였다.
◆청년층·노년층 신용융자 비중 증가 = 특히 만 30세 미만 청년층의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연령별 신용융자 추이를 보면 2019년말 청년층의 신용융자 잔고는 1600억원, 비중은 1.7%로 낮았다. 2020년말 잔고액이 3000억원 증가한 4800억원, 비중은 2.5%로 여전히 높지 않지만 증가율은 200%에 달했다.
신용융자 규모는 전년 대비 모든 연령층에서 100% 이상 확대됐다. 전체 증가규모 10조원 중 중년층(만 30세 이상~만 50세 미만)과 장년층(만 50세 이상~만 60세 미만)의 증가금액이 7조5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신용융자 잔고현황을 보면 중장년층 비중은 2019년 79.5%에서 2020년말 77.9%로 감소했다. 반면 청년층과 노년층(만 60세 이상~만 70세 미만)의 비중은 증가했다.
2020년말 결산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개인은 911만명으로 전년도 612만명 대비 49% 증가했다. 20대 비중이 6%에서 12%로, 여성비중은 39%에서 43%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융당국은 대학생과 주부들이 주식 시장에 대거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개인 비중이 확대되는 증시 구조 변화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같은 위험 요인이 부각되는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며 "고수익을 미끼로 개인을 대상으로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거나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고수익만을 강조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니콜라에 당한 개인투자자들 =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도 크게 증가했다. 2020년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액은 37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11조9000억원 대비 21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0조6000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중국(6.9%, 2조6000억원), 홍콩(5.8%, 2조2000억원), 일본(1.9%, 700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종목은 테슬라로 개인투자자들이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사들였고, 애플(19억달러), 아마존(8억달러) 등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 대형 기술주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다.
금감원은 "해외투자는 국내투자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6~8월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에 국내투자자가 2억100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그해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니콜라를 사기혐의로 조사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또 해외 직접투자는 상품 가격 하락과 함께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투자손실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증가폭이 가장 컸던 지난해 8월 평균 환율은 1186원이었지만 올해 2월말 기준 1123원으로 5.3% 하락했다.
이밖에도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지난해 486% 급증하면서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장내 파생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의 거래 손실규모는 2018년 7823억원에서 2019년 4159억원으로 줄었지만 2020년 9126억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해외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은 상품구조나 손익구조가 복잡하므로 상품구조 이해와 리스크 분석을 수반하지 않는 투자는 손실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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