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국 유통책 둔 '거물 마약상' 검거

2021-04-15 11:53:47 게재

반제품 밀수해 제조까지

인터넷·외국인판매책 둬

마약을 대량 밀반입하고 직접 제조까지 한 거물마약상과 조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전국에 유통책을 두는가 하면 인터넷·외국인전담까지 두고 기업형 마약조직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태국에서 밀반입한 대량의 필로폰을 유통하거나 직접 가공 및 제조 과정을 거쳐 시중에 유통시킨 국내 총책 50대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필로폰을 제조 관리한 3명, 국내 판매책 29명 등 조직원 33명도 지난달까지 각 지역 등에서 잇달아 체포됐다. 이들에게 필로폰을 구매한 소지·투약자 48명도 추가 검거했다.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필로폰은 A씨가 제조한 730g을 포함해 총 1.2㎏으로 4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는 40억원에 이른다. 마약제조에 필요한 약품과 투약기구 등도 함께 압수했다.

A씨 조직은 전국에 유통망을 두는 등 기업형으로 활동했다. 경찰이 작성한 A씨 일당의 조직도를 보면 서울 경기 부산 충청에 유통판매책이 있었고, 외국인 전담 판매책은 8명, SNS 등을 통해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인터넷 전담책도 1명 있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필로폰 구매자 중에는 외국인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동남아 현지에서 해외공급책 역할을 맡은 2명을 특정해 현지 경찰에 체포를 요청했다. 이 중 한국인 공급책 1명은 구속된 상태고, 나머지 1명(태국인)은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반제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순도를 높이는 등 제조까지 병행한 마약 조직이라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범죄수익 환수는 물론 국제공조를 통해 동남아 현지 판매 총책 검거를 위한 수사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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