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중소형 증권사 저축은행 인수

2021-04-28 11:34:43 게재

SK증권·KTB증권 "사업 다각화 통한 수익 창출 … 시너지 기대"

신용평가사 "대출채권↑·인수효과 불투명 … 재무건전성 우려"

중소형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잇따르는 가운데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SK증권과 KTB증권 등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창출을 인수 목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증가와 함께 사업안정성 측면과 인수효과 부분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MS상호저축은행 잠재부실 위험 고려해야" = 2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SK증권이 MS상호저축은행의 지분 93.6% 취득 결정 공시에 대해 "재무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지만 영업 시너지효과 창출 여부는 불투명하고 사업 다각화 투자과정에서 자금소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MS상호저축은행 인수 규모는 391억원으로 SK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5708억원(별도)의 6.8%에 해당한다. 취득 예정일자는 미정이며, 현금 취득할 예정이다. MS상호저축은행은 대구·경북 지역에 본점과 2개의 지점을 두고 영업 중인 소형 저축은행이다. 2020년 말 기준 자산총계 4178억원, 순이익 6억원으로 79개 저축은행 중 자산 47위, 순이익 77위다.

SK증권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자본이득 획득 등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지분취득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시너지 창출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은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1분기에 PTR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리오제이호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의 지분을 취득했다.

다만 MS상호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자산의 잠재부실 위험이나 추가 자금투입 여부 등은 부정적이다. MS상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1M)은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6.8%, 7.0%로 절대적으로도 열위한 수준이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회복세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영업기반이 비수도권인 대구경북지역이라 향후 성장성이 제한적이다. 앞으로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 MS상호저축은행의 영업지역,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을 고려할 때 시너지효과 창출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SK증권이 최근 사업 다각화 추진 과정에서 자금소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MS상호저축은행 인수 이후 SK증권의 전반적인 사업경쟁력 및 재무안정성 변화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특히 경쟁사 대비 자본 적정성 지표가 열위한 가운데 대주주 변경 이후 높은 배당성향 유지에 따른 이익 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사업다각화 추진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자본적정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유출 부담 모니터링" = KTB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했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KTB투자증권이 취득한 가격은 732억원수준이며,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5301억원의 13.8% 규모다.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자산 7위, 순이익 5위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인수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요 사업인 증권업에 활용 가능한 자본 규모가 감소하는 것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며 "재무안정성의 변화, 특히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에 따른 자본유출 압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분 취득에 따른 단기적인 차입 부담은 크지 않으나, 가용 자본의 감소로 외부 차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KTB투자증권은 과거 발행했던 고배당률의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해가는 중이다. 지난해 중 상환전환우선주 342억원을 상환했으며, 우선주 배당금으로 203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상환전환우선주 잔액은 667억원이며, 올해 4월 중 추가로 175억원 상당의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해 소각했다. 앞으로도 이익재원이 발생하는 대로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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