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남은 1년 … 여당-관료 힘겨루기 예고

2021-04-30 11:33:09 게재

당대표 후보 "당 중심" 강조, '관료주의' 돌파 다짐

대선 앞 예산 장악한 관료, 정책 책임회피 경향

야당 배제한 '독주'도 어려워 … "실현 불가능"

4.7 재보선 패배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 중심 국정운영'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이는 대선을 당 주도로 이끌겠다는 원칙과 맞닿아 있다.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 공백을 거대여당의 174석 절대과반 의석으로 막아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는데다 정책 책임론을 이유로 '복지부동' 행태를 정당화하는 관료들이 여당에 협조적으로 나올 지는 의문이다. 또 대선 표심을 겨냥해 무리한 정책과 입법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발언하는 홍익표 2030 범국민특별위 공동위원장 |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 활동보고 간담회에서 홍익표 공동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20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여당의 당대표 선거가 이미 시작, 내달 2일에 당선자가 발표되는 가운데 각 후보마다 '당 중심' 국정운영을 앞세웠다. 문재인정부 마무리 1년을 관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힘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놓았다.

홍영표 후보는 "문재인정부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위기와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당이 중심이 되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한다"고 했다. "이제는 정당이 중심이 되는 책임 정당 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혁신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민심이 모이는 곳이 당" = 송영길 후보는 "당청은 국가를 책임져 나가야 할 동반자이자 국정운영의 공동운명체"라며 "민주당은 청와대의 개혁 의지가 중앙부처의 관료주의, 무사안일주의로 인해 민심과 유리되지 않도록 적극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유능한 정당, 실력과 내용을 갖춘 여당으로, 국정의 중심축의 하나가 돼 제대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우원식 후보는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당이 좀 더 주도성이 있는 그런 관계로 발전시켜가야 한다"며 "당청 관계에 있어서 중심은 역시 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민심이 모이는 곳이 당"이라며 "똑같은 문제를 둘러싸고 관료가 바라보는 것과 당의 구성원이 바라보는 게 굉장히 다르다. 그러한 점에서 지금은 당의 주도성이 좀 더 보장되는 당청 관계가 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료의 임기말 행태인 '복지부동'과 주장, 반대를 절대과반을 앞세워 뚫고 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모 여당 중진의원은 "이미 관료 사회에서는 레임덕이 왔다"면서 "게다가 적폐청산의 부작용인 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므로 당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주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실현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대선국면에서 당대표진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레토릭(수사)"이라고 했다.

◆청와대 등 기재부 예산실 영향력 커져 = 정부가 '예산편성권'이라는 강력한 국회 통제수단을 갖고 있는데다 이미 예산편성시즌에 진입했다는 것도 '여당 주도의 국정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의원들은 지역 예산들을 정부 부처와 기획재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의 경우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국회로 넘어온 후 심의과정에서 집어넣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미리 발로 뛰어야 한다. 관료들이 반대하는 법안에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다.

야당이 버티고 있는 점 역시 여당 독주를 어렵게 한다. 대선을 앞두고 입법이든 인사청문회든 '밀어붙이기식'은 어렵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여당과 정부의 강력한 대척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야 의원뿐만 아니라 양당의 많은 의원들이 요구하는 데도 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여당 초선의원들이 여당 출신의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술실 CCTV설치 법안 계류 등 기득권 반발을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 역시 집권말 여당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토부 공무원들의 책임 회피를 법안으로 만들어 준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의 여당 중진 의원은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으로 들어서니 청와대를 재정을 책임지는 기재부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예산실 출신들이 대거 잡고 있다"면서 "여당 주도의 정책이 여기저기서 막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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