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카드 부실감사 ··· 특별조사관, EY(글로벌 빅4 회계법인) 조사확대

2021-05-03 10:59:54 게재

독일의회, 조사기간 늘려

보고서 '부실감사' 지적

신뢰추락에 고객들 이탈

독일에서 발생한 최악의 분식회계 사건인 와이어카드(Wirecard) 사태로 글로벌 빅4 회계법인 중 한 곳인 EY가 더욱 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와이어카드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EY는 부실감사 혐의가 짙어지면서 더 강력한 조사에 직면하게 됐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의회는 최근 와이어카드 감사와 관련해 EY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라고 특별조사관에게 요청했다.

최근 독일 의회가 의뢰해 작성된 와이어카드 사태 조사보고서에는 EY의 감사품질에 대해 유죄를 강력히 시사하는 판단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EY가 어떻게 부정위험 요소를 적발하지 못했으며, 감사기준을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으며 주요 질문에 대해 경영진의 구두 진술에 의존한 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의회 조사위원회는 보고서 작성자인 중견 회계법인 '뢰들 앤 파트너(Rodl & Partner)'의 파트너 마틴 윔바흐(Martin Wambach)에게 조사 확대를 위한 기간 연장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의회는 지난달 22일 웜바흐와 비공개 청문회를 가졌고, 웜바흐는 5월까지 EY의 2018년 와이어카드 감사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하원 의원들은 인도에서 와이어카드 직원들의 회계 조작과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EY의 실패한 포렌식 조사인 '프로젝트 링(Project Ring)'에 대해서도 조사해달라고 웜바흐에게 요청했다.

위원회의 보수당 의원인 마티아스 하우어(Matthias Hauer)는 "첫 번째 윔바흐 보고서는 위원회의 입장에서 매우 통찰력 있고, 2014년부터 2017년 동안의 많은 의심에 대한 답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의 모든 의원들이 추후 감사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5월말까지 초기 보고서의 내용과 웜바흐의 향후 조사결과를 추가로 검토한 후 EY를 심문할 예정이다. 하우어는 "EY가 공개 토론에 반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Y는 앞서 "와이어카드 사건의 규명은 EY의 최우선 과제"라며 "EY독일은 처음부터 의회 조사위원회 조사를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EY독일은 "확장된 권한을 포함해 특별조사관에게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Y는 현재 웜바흐의 초기 보고서가 언제, 어떠한 형태로 발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위원회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웜바흐의 조사 확대는 EY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EY는 지난 2월 와이어카드 사태로 인해 업계에서 신뢰도가 저하됐음을 인정했다. 이미 EY는 도이치은행(Deutsche Bank)의 자산운용사 DWS, 코메르츠은행(Commerzbank), 공공 대부업체 KfW,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등 일부 고객을 잃었다.

와이어카드 감사를 담당했던 EY의 파트너들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잠재적 기준 위반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됐고, EY는 와이어카드 주주 및 채권자들과의 소송을 앞두고 있다. 자유민주당 소속 플로리안 톤카(Florian Toncar) 의원은 "웜바흐와 그의 팀은 정말 잘해냈다"며 "EY가 마지막으로 수행한 2018년 감사와 관련해서 추가적인 세부심사가 더 필요한데, 아직 시간 부족으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웜바흐는 초기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부 작업 서류와 4만개의 이메일을 포함해 90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검토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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