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생존 몸부림 치는 TV홈쇼핑 지각변동

이름까지 바꾸고 모바일커머스로 급전환

2021-05-04 11:20:57 게재

CJ오쇼핑 'CJ온스타일'로 … 3050세대 공략

롯데홈쇼핑 모바일 채널명 '엘라이브'로 변경

GS홈쇼핑, GS리테일과 통합 … 물류 시너지

TV홈쇼핑으로 성장했던 홈쇼핑사들이 모바일 중심 유통사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심지어 홈쇼핑 이름까지 바꾸고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 네이버 등 모바일 유통 플랫폼과 본격적인 경쟁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CJ온스타일은 배우 송중기를 새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 CJ오쇼핑 제공

◆CJ온스타일 제2개국 =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온라인 플랫폼을 'CJ온스타일'(CJ ONSTYLE)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사업 무게 중심을 TV에서 모바일로 옮긴다. CJ오쇼핑이 라이브커머스를 앞세운 '모바일판 홈쇼핑'을 내걸며 모바일시장 개척을 본격 선언한 것이다. CJ오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 업계 1위 업체다.

통합 브랜드명인 'CJ온스타일'은 '모든 라이프스타일(STYLE)을 깨운다(ON)'는 뜻을 담고 있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TV와 모바일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CJ온스타일'로 브랜드명 변경은 제2의 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부문 매출이 매년 15%씩 성장해, 2023년에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홈쇼핑이 더 이상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낡은 쇼핑 채널이 아니라 모바일 중심 '라이브 취향 쇼핑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절반 수준인 모바일 매출 비중도 60% 이상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18년 CJ오쇼핑을 맡은 허 대표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올리브영 대표를 맡아 국내 대표 헬스앤뷰티(H&B) 브랜드로 키운 브랜드 전문가다.

허 대표는 'CJ온스타일'을 TV홈쇼핑에서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전환으로 정의했다. 모바일을 TV 보조가 아니라 주력 무대로 자리매김한다는 뜻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CJ온스타일은 모바일 앱 메뉴에 '라이브' 탭을 신설했다. 홈쇼핑, T커머스, 라이브커머스뿐 아니라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픽더셀') 방송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멀티 라이브' 기능을 구현했다. TV홈쇼핑 화면에서도 모바일 앱 화면을 노출시켜 TV와 모바일 채널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라이브커머스 원조인 TV 홈쇼핑 사업자로서 쌓아온 방송 노하우와 플랫폼 역량을 총 동원해 모바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라이브커머스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이 앞다퉈 뛰어드는 분야다.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30년 국내 시장만 3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핵심 타깃은 '밀레니얼 맘'과 'X세대'에 해당하는 35~54세 여성 고객이다.

라이프스타일 제안 핵심은 패션 · 리빙 · 뷰티 3대 카테고리 전문몰이다. 종합몰에서는 다루기 힘든 취향 상품과 브랜드를 각 전문몰 특성에 맞춰 편집샵 형태로 풀어낼 계획이다. 그동안 TV홈쇼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은 TV홈쇼핑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보조채널 성격이 강했다.

CJ 온스타일은 3대 카테고리의 전문몰을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하고, 각 전문몰의 독립적인 경쟁력을 높여 모바일이 회사의 핵심 축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는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안목 있는 상품과 브랜드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주겠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라이브 강화 =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생방송 전문 PD, 상품기획자(MD)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콘텐츠부서를 신설하고 모바일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 주 이용자인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콘텐츠와 TV홈쇼핑 주요 고객인 40~60대에 특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20여명과 유명 인플루언서들 소셜 미디어 계정과 연계해 1인 공구(공동구매) 특가마켓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셀럽 라운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30~40대 여성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롯데홈쇼핑이 모바일TV 채널명을 지난달 새롭게 변경했다.

새 채널명을 '엘라이브'(Llive)로 변경하고, 고객 편의 중심 화면 구성, 이색 콘텐츠 기획 등 모바일 생방송을 강화한다. 새롭게 개편된 명칭은 'Llive'로, 롯데의 'L'을 활용해 통일된 브랜드 정체성(BI)을 정립하고 라이브커머스 시장 성장에 따라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명칭 변경과 함께 '보고(LOOK)', '즐기고(LIKE)', '소통하는(LINK)' 새로운 컨셉 기반의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름 변경과 함께 로고도 새롭개 개편됐다. 롯데 상징적 컬러인 레드와 'Llive'의 첫문자 'L'을 기본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화면을 구성했다. 향후 계열사 협업을 통한 차별화 상품 기획,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이색 콘텐츠, 파트너사 자체방송 지원 확대 등을 목표로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급변하는 라이브커머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TV 채널명을 '엘라이브'로 변경하고, 화면 및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하며 개편을 진행했다"며 "향후 오프라인 현장 생중계, 특정 타깃 큐레이션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 합병 시너지 = GS홈쇼핑은 7월 GS리테일과의 합병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에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더한 강력한 온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두 법인의 통합으로 넓어진 고객 풀을 확보할 수 있고, 물류 등 인프라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GS샵은 먼저 GS리테일과 합병 전 시너지로 와인25서비스를 꼽았다. 지난 3월 30일부터 GS샵은 와인25를 새롭게 선보이고 그동안 GS25 등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구매했던 주류를 GS샵에서 구매하고 GS25에서 수령할 수 있게 했다. 약 20일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2만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와인25 서비스를 보고 있으며, 1만5000개 이상 주문이 발생했다. GS리테일은 최근 GS샵뿐만 아니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달리살다, 랄라블라 등을 통합한 플랫폼 '마켓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양사 합병 이후에는 교차하는 고객들로 인해 시너지가 더 크게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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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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