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다시 편 '데스노트' 이번엔 통할까
임혜숙·박준영 후보자 '지명철회 요구' 입장 정리
박 후보자 1순위 기류도 … 여성장관 감소 우려
◆노형욱은 '부적격 의견 명시' = 정의당은 6일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임·박 두 후보자에 대해 '지명철회 요구'로 입장을 정리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임 후보자, 박 후보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지명 철회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보고서 채택 시 부적격 의견을 명시키로 했다. 배 원내대표는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국민이 바라는 안정적인 공공주택 공급이나 가격 안정을 추진할 만한 철학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는 배우자의 영국산 도자기 밀수·판매 의혹이 일파만파다. △가족동반 해외출장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임 후보자는 가족 동반 해외출장에 대해 "관행"이라고 해명하다 야권의 질타를 받았다.
정의당 내에서는 임 후보자보다 박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보는 기류가 흐른다. 당초 30%까지 공약했던 여성장관의 비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 대한 정부여당의 고심에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슬 퍼렇던 데스노트 '굴곡' = 데스노트란 이름 적힌 사람이 죽는 공책을 소재로 한 일본 인기 만화다. 문재인정부 초 정의당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하면 정부여당이 이를 높은 빈도로 수용한 데서 따왔다.
문 정부 출범 초 정의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의당이 부적격 의견을 낸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여야 의석수가 각각 120여석으로 팽팽했던 20대 국회의 원내 지형이 정의당의 존재감을 키웠다.
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에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혼인신고 파문으로 '낙마 1호'를 기록했다. 조대엽 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다운계약서 문제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돼 낙마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건국절 논란' 등 이념·역사관 논란을 빚으며 자진사퇴했다.
2018년에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후보자가 '피감기관 접대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임명 18일 만에 사임했다. 2019년에는 자녀들에게 고가 외제차를 사줘 논란을 빚었던 조동호 과기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아파트를 3채 보유, '꼼수증여' 논란 등으로 자진사퇴했다.
◆4.7재보선 후 다시 탄력 받나 =서슬 퍼렇던 데스노트는 이른바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한동안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국민 여론이 극한대립으로 치닫기 시작했지만 정의당은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는 명분이었으나, 실제로는 21대 총선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실리적 선택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21대 총선에 임하면서 정의당은 실리조차 챙기지 못했다.
총선 후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한 후 정의당은 다시 '데스노트'를 폈지만 위력이 반감됐다. '구의역 김군' 사건을 놓고 막말을 한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난해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임명이 강행된 것.
이번 박·임 후보자에 대한 정의당의 낙마 요구는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확인된 4.7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