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다시 편 '데스노트' 이번엔 통할까

2021-05-07 11:45:12 게재

임혜숙·박준영 후보자 '지명철회 요구' 입장 정리

박 후보자 1순위 기류도 … 여성장관 감소 우려

정의당의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굴곡을 겪었던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가 이번에는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발언하는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노형욱은 '부적격 의견 명시' = 정의당은 6일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임·박 두 후보자에 대해 '지명철회 요구'로 입장을 정리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임 후보자, 박 후보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지명 철회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보고서 채택 시 부적격 의견을 명시키로 했다. 배 원내대표는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국민이 바라는 안정적인 공공주택 공급이나 가격 안정을 추진할 만한 철학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는 배우자의 영국산 도자기 밀수·판매 의혹이 일파만파다. △가족동반 해외출장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임 후보자는 가족 동반 해외출장에 대해 "관행"이라고 해명하다 야권의 질타를 받았다.

정의당 내에서는 임 후보자보다 박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보는 기류가 흐른다. 당초 30%까지 공약했던 여성장관의 비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 대한 정부여당의 고심에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슬 퍼렇던 데스노트 '굴곡' = 데스노트란 이름 적힌 사람이 죽는 공책을 소재로 한 일본 인기 만화다. 문재인정부 초 정의당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하면 정부여당이 이를 높은 빈도로 수용한 데서 따왔다.

문 정부 출범 초 정의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의당이 부적격 의견을 낸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여야 의석수가 각각 120여석으로 팽팽했던 20대 국회의 원내 지형이 정의당의 존재감을 키웠다.

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에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혼인신고 파문으로 '낙마 1호'를 기록했다. 조대엽 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다운계약서 문제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돼 낙마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건국절 논란' 등 이념·역사관 논란을 빚으며 자진사퇴했다.

2018년에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후보자가 '피감기관 접대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임명 18일 만에 사임했다. 2019년에는 자녀들에게 고가 외제차를 사줘 논란을 빚었던 조동호 과기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아파트를 3채 보유, '꼼수증여' 논란 등으로 자진사퇴했다.

◆4.7재보선 후 다시 탄력 받나 =서슬 퍼렇던 데스노트는 이른바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한동안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국민 여론이 극한대립으로 치닫기 시작했지만 정의당은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는 명분이었으나, 실제로는 21대 총선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실리적 선택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21대 총선에 임하면서 정의당은 실리조차 챙기지 못했다.

총선 후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한 후 정의당은 다시 '데스노트'를 폈지만 위력이 반감됐다. '구의역 김군' 사건을 놓고 막말을 한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난해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임명이 강행된 것.

이번 박·임 후보자에 대한 정의당의 낙마 요구는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확인된 4.7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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