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중심 영업해온 인터넷은행 바뀐다

2021-05-27 11:03:08 게재

중·저신용자 비중 10%대에서 30% 이상 확대 … 신용평가시스템 개편해 수익성과 건전성 유지

고신용자 중심 대출영업으로 비판받아온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10~20%대에 불과한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말 10.2% 불과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2023년말 30%로 확대한다. 케이뱅크는 21.4%에서 32%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은행업 본인가 심사를 받고 있는 토스뱅크는 44%까지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은 2019년 이후 중금리 대출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서울보증보험이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사잇돌대출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공급한 사잇돌대출의 66.4%는 신용등급이 1~3등급인 고신용자에게 집중됐다. 이는 전체 평균인 56%를 웃도는 수치다.

이달 13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시 제출한 사업계획은 당국과의 약속이므로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터넷은행들이 정부와 협의를 거쳐 개선 계획을 마련한 것은 지속적으로 이같은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은행업 인가를 받을 당시에는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 확대를 약속했지만 출범 이후에는 고신용자 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특히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지연됐다. 카카오뱅크는 사업계획을 통해 '금융정보뿐 아니라 주주사(카카오 이베이)와 통신사 데이터, 대안정보 등을 축적해 2019년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사·통신사 등과의 협력 부진, 데이터 처리·검증 문제 등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케이뱅크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평가모형을 새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실제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중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이 추가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통신정보·결제정보·공공정보 등 대안정보 활용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약 2200만명에 이르는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대출을 할 수 있다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별도의 금리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공급 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중금리대출의 업권별 금리상한 요건을 은행의 경우 연 6.5%로 정했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에 금리상한을 엄격히 적용하면 신용공급 확대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시 중·저신용자 공급액은 일부 예외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계획을 이행하기 않을 경우 신사업 인·허가 심사시 고려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의 신뢰성과 지배주주로서의 적합성 등의 항목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시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및 신용평가모형 구축 계획을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이 향후 3년간 사업계획을 감안해 이번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와 협의를 거쳐 금융위에 보고해 확정지은 만큼,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은행 차원에서 이행현황을 공시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정기적으로 점검해 이행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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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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