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에 희생된 동물, 추모합니다"

2021-06-03 11:31:20 게재

'예방적 살처분 반대 시민모임' '불교환경연대' 등 불교단체

"인간이 다른 동물 종의 존재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모든 종이 상생할 수 있는 바탕이다. 인간은 동물을 이해하며 존중하고 사랑하도록 배워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 동물권리 선언이다.

잔혹한 예방적 살처분에 반대하는 불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이 반생명적인 예방적 살처분 정책과 제도를 생명의 관점과 동물윤리의 입장에서 전면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불교환경연대' '신대승네트워크' '예방적 살처분 반대 시민모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4개 단체는 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살처분으로 희생된 수많은 동물들의 명복을 비는 추모 기도회를 가졌다. 사진 불교환경연대 제공


'불교환경연대' '신대승네트워크' '예방적 살처분 반대 시민모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4개 단체는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예방적 살처분으로 희생된 수많은 동물들에게 참회하며 그들의 명복을 비는 추모 기도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해 가축 사육의 모범적인 사례로 알려진 경기도 화성 산안농장의 건강한 닭들도 모두 살처분됐다.

살처분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대책은 발생농가 반경 1km였던 살처분 범위를 2018년 3km로 확대하는 등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불교계는 정부의 살처분 정책을 행정적 입장만을 고려한 반생명적 정책으로 규정하고, 지금까지 토론회, 집회, 법회, 동물 천도재 등을 통해 살처분 정책의 즉각 중단과 생명 중심의 방역으로 정책 전환을 촉구해왔다.

이날 기도회는 법만(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스님과 화성산안마을 유재호 대표의 발원문으로 마무리됐다.

"인간은 만물을 지배하는 지배자가 아니라 만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고 폐기되는지 성찰하고 잘못된 것들을 모두 고쳐나가겠습니다."

참여 단체들은 이후 '동물 살처분 제도 개선 불교네트워크'를 구성하고, 7월 중에 살처분 제도 및 법령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10월에는 살처분으로 희생된 동물을 위로하고 천도하기 위한 천도재를 봉행한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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