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지방소멸 위기지역)지원 손 놓은 정부·국회
지방소멸위기 심각성 알면서도
지원대상 선정기준도 마련 안해
국회, 5개 특별법안 1년째 방치
정부와 국회가 지방소멸 위기지역 지원 대책에 대해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용역결과를 핑계로 인구감소지역 지정과 지원 범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고, 국회는 지방소멸 위기지역 지원 특별법안이 5개나 발의됐는데도 1년 가까이 방치하고 있다.
2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제3기 인구정책TF를 통해 인구감소지역 지원대책을 논의 중이다. 가장 우선해 검토하고 있는 내용은 도시 기반시설 지원이다. 교통·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의 설치·유지·보수 예산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 학교와 문화·체육시설 설치·유치도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해양·수산업 생산기반 확충과 특산품 홍보·판매촉진 등을 위한 지원도 한다.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데 드는 비용 일부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12개 부처 53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국가와 지자체가 공모로 추진하는 사업 중 일부를 인구감소지역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에 입주한 사업자에 대해서도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지원은 무엇보다 인구감소지역 지정을 위한 기준이 마련돼야 가능하다. 현재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정부 부처들도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미루고 있다. 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니 지원내용도 명확하게 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정한 기준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14세 이하 유소년인구, 생산가능인수, 인구감소율, 출생률, 인구감소의 지속성, 인구의 이동추이 및 재정여건' 등이다. 이를 기준으로 대상 지자체를 정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안부 장관이 인구감소지역을 지정·고시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각 부처별로 인구감소지역 지원방안을 찾고 있지만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지원사업 내용도 구체화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 완료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인구감소지역이 지정·고시되면 지원 내용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소멸 위기지역 특별법'도 5개나 되지만 1년 가까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소멸 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 5개가 발의돼 있다. 서삼석·이원택·배준영·김형동·김승남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했다. 이들 법안은 공통적으로 소멸위기 지역을 지원할 재원확보 방안을 담고 있다. 일반회계 전입금, 개인·법인 기부금, 담배세·상생기금·과밀부담금·개발부담금 등을 활용해 특별회계를 설치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 법안은 특히 소멸 위기지역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을 규정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사업, 지역 활력산업 육성, 민간 투자 사회기반시설 설치, 공모사업 할당제, 국책사업 가점 부여, 교통편의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우선 설치 등이다. 대부분 각 부처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우선순위에 소멸위기 지자체를 포함시키자는 주장이다.
법안들은 각종 지원사업 외에도 재정·세제·규제 특례 조항을 담고 있다. 법안에 담겨있는 재정특례 내용을 보면 대부분 예타·지방투융자심사 면제, 국가보조율 인상, 교부세 특별지원, 교육교부금 지원, 지역교통 예산지원, 민간SOC 투자지원 등이 담겨있다. 김형동·김승남 의원안에는 교부세에 인구특례를 부여하고 각종 정부공모사업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할당제를 운영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초연금을 국가가 부담하자는 내용도 들어있다.
세제 특례도 핵심 내용이다. 중소기업과 시행자 세금감면 등이 공통된 조항이다. 규제 특례도 파격적이다. 산업단지 기준을 완화하고 국공유재산의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내용이 3개 법안에 담겨있다. 외국인 비자완화 조항은 부족한 인력 확보방안으로 4개 법안에 들어있다. 김형동·김승남 의원 발의안에는 농지 건축허가 조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 법안에 대한 논의는 생각보다 더디다. 법안은 모두 지난해 6~9월 발의됐는데, 국회에서는 1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논의가 없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법 취지"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범정부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