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행보' 윤석열, 일거수일투족 '검증압박'

2021-07-01 11:17:52 게재

김의겸 "검찰에 조국 사모펀드 내사보고서"

윤 "수사 안 하면 국민이 어떻게 볼지 고려"

정치참여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공개행보에 나서자 그의 언행을 둘러싼 여권의 검증공세가 거세다.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문제부터 사소한 몸짓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회 소통관 방문 마친 윤석열│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 출입기자 등과 인사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청와대만 말을 아끼는 가운데 여권은 윤 전 총장의 정치선언과 이후 이어진 크고 작은 행보에 집중하며 검증공세를 이어갔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1일 윤 전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반대하며 문재인 대통령 독대를 요청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2019년 8월 조 전 장관 일가 압수수색을 언급하며 "(압색 전에는 윤 전 총장이) '내가 론스타를 해봐서 사모펀드를 잘 아는데 조국 나쁜 놈이다, 대통령께서 임명하면 안 되고 내가 직접 뵙고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색 후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 인사권을 흔들려는 거냐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냐'라고 얘기하니까 윤 총장이 '아니다. 조국만 도려내면 된다, 조국만 잘라내면 된다, 그게 오히려 대통령을 위한 길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조 전 장관 압수수색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이른바 사모펀드에 대한 내사보고서"라고 폭로했다. 그는 "(압색) 이전에 사모펀드와 관련된 어떤 문서가 (검찰 내부에) 있었다"며 보고서 작성 주체에 대해서도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수사가 고발에 의한 것이었다는 그간 검찰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서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 대해 "몸에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깎아내렸다. "분노는 드러나지만 내공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국정운영이) 두세 달 만에 벼락치기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죽창' 발언에 대해 "꼭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그렇게 답변을 했어야 되나"라며 "태극기부대 사고방식과 대단히 흡사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30일 저녁 SBS·KBS뉴스 인터뷰에 잇따라 출연, 자신에 대한 의혹에 직접 대응했다. 그는 자신과 처가 관련 의혹이 담긴 'X파일' 논란에 대해 "제가 (수사를) 의뢰한다고 수사하겠나"라며 "대한민국 수사 기관의 현실을 다 보지 않았나"라고 작심발언을 했다. 그는 "(수사 의뢰는) 의미가 없겠지만,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면서 "제가 선출직 공직을 하겠다고 나선 만큼 (의혹을 해명할) 합당한 근거가 있는 부분은 팩트를 설명해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모가 연루됐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의 수사를 두고는 "장기간 수사했는데 뭐가 있었다면 저를 징계하는 과정에서 그것으로 (저를) 내치지 않았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장 재직 시절) 징계 사유에도 안 들어갔는데, 그동안 (수사 기관이) 뭘 한 건지 개탄스럽다"고 부연했다.

그는 "저희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진영과 손을 잡고 이쪽저쪽 진영으로 (옮겨 다니며) 8∼9년을 사이버상에서 공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 진영에 의해 악용이 돼 정치적 공격을 받았다"며 "공직에 있으면서 수도 없이 검증을 받으면서 대부분은 드러났던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서는 "수사를 안 할 경우 과연 국민이 법 제도를 어떻게 볼지(를 고려했고), 그래서 자체적으로 회의도 하고 충분히 논의해서 수사에 들어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이나 인터뷰에서 고개를 좌우로 자주 흔드는 모습이 노출되자 '도리도리'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엉뚱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도리도리' 단어의 이미지 검색이 차단된 것을 놓고 야권 성향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윤 전 총장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 단어가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잦아든 상태다.

윤 전 총장은 1일 페이스북에서 울산 상가화재 진압 중 순직한 노명래 소방관을 언급하며 "청춘들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안타까운 모습에 한없이 작아지는 제 자신을 느낀다"며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낸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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