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새만금 식량콤비나트는 식량안보 전진기지

2021-07-22 11:46:49 게재

코로나로 식량 비축에 나선 세계

동남아 식량 허브 선제적 건설 제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국은 식량안보라는 과제를 고민하게 됐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이 봉쇄되고 식량의 이동이 막히면서 자급에 나선 국가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김춘진 aT사장이 16일 서울 광화문 내일신문 본사에서 3선 국회의원의 경험을 집약한 식량 비축기지 구축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 이의종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식량수급 책임자로 최일선에서 이 문제를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식량수급과 유통망을 안정화시키는 법적인 자리에 있는 김 사장은 국내에서도 식량안보가 주요한 의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환경파괴 등에 따른 기후변화는 앞으로 더 급속히 진행되고 이로 인한 질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며 "식량안보의 첫단추를 꿰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구상하는 식량안보 핵심은 식량식품 콤비나트를 만드는 것이다. 콤비나트는 여러생산 부문이 근접해 결집한 지역적 결합체라는 뜻의 러시아어다. 식량 콤비나트 최적지로 새만금 간척지를 꼽았다. 식량전쟁이 예고된 지금, 김 사장의 식량 콤비나트 구상을 들어봤다.

■ 식량수급과 농산물 유통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았다. 식량식품 콤비나트 구상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수년전부터 생각하던 밑그림을 코로나19로 인해 구체화하고 싶었다. 식량자급률 문제가 드러났고, aT 사장에 취임하면서 공론화했다. 취임 후 직원들과 내용을 공유했다. 노변청담이라는 모임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전문가들과 이곳에서 의견을 교류했다. 식량식품 콤비나트는 그것을 취합해 만든 청사진이다.

■콤비나트는 왜 새만금에 조성해야 하나.

한국은 곡물의 80%를 수입한다. 선진국 중에서도 곡물자급이 가장 취약하다. 중국이 지난해 전세계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축산이 확대되면서 곡물이 필요하다. 이는 식량안보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중국은 9개월분 식량을, 일본은 2.3개월분 밀을 비축하고 있다. 우리도 곡물을 쌓아 놓을 곳이 필요하다. 콤비나트에 모인 곡물은 국내에서 소화하고, 나머지는 인근 국가로 중개무역하면 된다. 네덜란드는 10만톤 이상 곡물을 수송하는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항만이 있다. 곡물 생산이 많지 않은 나라가 유럽 곡물유통의 허브가 된 이유다. 새만금도 동남아 허브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수심 14m로 대형 화물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이 2곳이 있고, 향후 물동량이 늘어나면 준설 등을 통해 선석이 늘어날 것이다. 민간에서도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한다. 동남아 곡물허브로 성장한다면 여기에서 아시아 주요 곡물이 각지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 콤비나트 로드맵과 올해 목표는

올해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출생신고는 정부 예산으로 새만금 콤비나트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자료를 보니 80만~90만종의 바이러스가 동물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에 잠재돼 있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인류를 위협하게 된다. 반면 지구상에서 산업은 재고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퍼졌는데 마스크와 가운, 산소호흡기가 없다. 급하게 마련하다 보니 혼란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식량은 재고가 없으면 혼란으로 그치지 않는다. 생존 문제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콤비나트를 구축하는데 동참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 꼭 정부가 용역사업으로 편입하고, 향후 정부가 바뀌더라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 관련기관들과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aT 내부에는 이미 미래사업개발TF를 만들어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 주민참여형 스마트팜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농촌 고령화 현상과 도시 청장년층 취업난은 이미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농촌의 고령인구와 도시 청장년 인구가 함께 상생하며 농촌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주민참여 공유 경제형 스마트팜이라고 보고 있다. 유관기관 협업으로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해 마을기업이 이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수익은 기본소득처럼 마을 전체 농가와 균등하게 배분해 농촌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다.

■ 각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농식품 분야 사업에 대한 발전 방향은

지난해 한국판 뉴딜 과제인 데이터댐 구축 사업 공모에서 농식품분야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농식품산업 데이터 유통거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플랫폼 정착을 위해 데이터 295종 개방과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6종으로 확대해 제공할 계획이다. 농식품 산업의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시장조성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최근 군 급식 논란 등 공공급식 문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aT의 학교급식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는데

공공급식이 잘 갖춰 있지 않아 나타난 문제다. 공공급식은 재료의 생산지와 유통 등에 대한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 aT의 학교급식시스템은 그런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공공급식 식재료 시장은 연 7조1000억원 규모다. 그중 학교급식은 3조2000억원이다. aT는 학교급식사업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전국 초중고의 88.5%가 우리 급식시스템 EAT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집 유치원까지 확대됐다. 국산 농산물 식재료 공급확대를 지원한다. 공공급식 플랫폼을 구축해 내년 9월 시범거래 후 공개할 예정이다.

■ 취임 4개월이 지났다. 식량수급 안정과 농산물 유통의 실태가 진단됐나.

농수산식품 수급조절과 유통은 코로나 시대에 상당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식량안보에 따른 자급률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게 됐고, 빅데이터를 통한 정보 교환, 온라인 유통망 확대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식량 전략 비축기지 건설이 정부 예산에 편성되는 성과도 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소통경영을 최우선에 뒀다. 농업현장의 목소리가 농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새만금에 식량콤비나트, 식량안보 서막

이선우 팀장 ·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