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드루킹 특검' 놓고 분열 조짐

2021-07-28 11:30:05 게재

당 투톱 '친윤-반윤' 이견

'선거부정' 프레임 역풍우려

휴가철 이후 재점화 양상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구속수감 되자 국민의힘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연장(재개)를 놓고 찬반이 갈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윤석열 예비후보까지 특검 연장을 주장하고 나서자 차기 대선주자 진영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윤(석열)' 인사로 꼽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당 소속 의원들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드루킹 주범을 민주 법정에 세울 때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며 "당론이 정해지면 1번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2018년 당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얻어낸 일을 언급하면서 "허익범, 김성태의 우공이산을 이제 우리가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반윤' 김용판 의원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정 의원의 주장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특정 후보가 어젠다를 던진 후 우리 당 의원들이 하명을 받아 실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 눈에 그리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이 이뤄진 이후라야 어떤 정책이든 보다 큰 동력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결정돼야지 단체 카톡방에서 줄 세우듯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26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윤 예비후보에 대해 "그 사건을 말할 자격이 없다. 그만 자중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의 주장대로 한다면, 정통성 없는 정권에서 벼락출세해 검찰총장을 한 것을 오히려 참회한다고 해야 정상 아닌가"라며 "피해 당사자였던 저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문제 삼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 '투톱' 간에도 의견차가 드러났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서 "김경수 구속은 꼬리자르기일 뿐"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권력에 의해 은폐되어 있는 진실을 반드시 밝혀 국민의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진짜 몸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허익범 특검 활동을 연장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같은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특검 연장) 주장은 특검을 특검 하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약간 논리적인 모순이 생길 수 있다"며 "정치적 선언에 가까운 게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 초기에 정권의 서슬이 퍼럴 때 정권에게 굉장히 해가 될 수 있는 댓글 공모 조작에 대한 혐의를 밝혀내고 유죄판결까지 이끌어냈으면 이 특검은 잘한 특검"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드루킹 특검을 논쟁거리로 키우는 것은 의석수상 무리수일 뿐 아니라 결국 '선거부정'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를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특검논란은 연장을 주장했던 김기현 원내대표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다음 주 무렵부터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