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일리 만세운동을 아시나요

2021-08-04 12:11:40 게재

강동구 기념정원 조성 … 상징조형물·기념터 배치

1919년 3월 27일.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광주군 구천면 동부면 서부면 농민 1000여명이 상일리에 집결해 헌병주재소를 포위하고 맹렬한 만세시위를 전개했다. 현재 서울 강동구 상일동이다.

강동구가 상일동 수변공원 일대에 당시 역사를 품은 기념정원을 마련한다. 강동구는 3.1운동 당시 상일리 인근 헌병주재소에서 펼쳐진 독립운동가 1000명의 격렬한 만세시위를 기억하기 위해 '3.1운동 기념 테마정원'을 조성한다고 밝혔다.<조감도 참조>


당시 상일리는 사방으로 통하는 교통 요지였기에 일제가 일찌감치 헌병주재소를 설치했다. 3개 면 학생들이 상일공립보통학교에 다닌데다 주막 대장간 마방 등이 있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전국으로 만세시위가 확산됐다. 당시 상일리에는 장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달리 사발통문(沙鉢通文)을 돌려 만세시위를 거행했다. 3월 27일 구천면 길리에서 출발한 시위대가 성내리 곡교리 암사리 명일리를 거치면서 500명으로 늘었고 상일리에 집결했을 때는 1000명이 넘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시위대 기세는 더욱 강렬해져 몸싸움을 하면서 헌병주재소로 밀고 들어가려 했다. 헌병들은 총검으로 과격하게 대응했고 시위대는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헌병들이 총을 무차별 난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강동구는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적 장소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민들 염원을 담아 기념공원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타당성용역을 시작으로 공원심의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 이번달 착공해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3.1운동 성지를 기념하는 동시에 역사를 체험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들로 꾸밀 예정이다.

기념공원이 들어서는 곳은 옛 상일리 헌병주재소 부근인 게내수변공원이다. 구는 총 3억5000만원을 투입해 1170㎡ 규모 공간을 마련한다. 연못과 함께 3.1운동을 상징하는 조경물을 설치하고 근현대 독립운동사를 담은 벽화와 기념터 등을 배치한다. 돌담 의자 안내판 등 편의시설도 추가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3.1운동 기념 테마정원은 일제 강점기 상일리에서 있었던 민초들의 항쟁과 아픔을 공유하면서 불멸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순국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