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신고기한 연장' 놓고 투자자보호 대립
2021-08-04 10:49:48 게재
야당 "6개월 연장해야"
여당 "불확실성 커" 반대
3일 윤 의원이 발의하겠다고 밝힌 특정금융정보법 (특금법) 개정안은 거래소가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심사를 공정하게 받을 수 있도록 코인 등 '가상자산거래 전문은행 제도'를 도입하고, 개정 절차가 적용될 수 있도록 기존 거래소의 신고 유예기간도 현행에서 6개월 연장하는 내용이다.
◆"연장 안하면 억울한 피해", "연장하면 시장에 더 큰 혼란" = 윤 의원은 "은행들이 심사 자체를 거부하거나 고의로 지연하는 행태가 계속되면 거래소와 이용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가상자산사업자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정 개설 요건을 갖추었는지 공정하게 심사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줄폐업으로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한 연장을 반대하는 쪽도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에 있어서 가장 안 좋은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되는데, 기한을 연장하는 것이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1년 넘게 시간을 줬는데도 기한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의무 등을 명시한 특금법 개정은 지난해 3월 이뤄졌고, 개정안은 1년이 지난 올해 3월 시행됐다. 신고기한은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된 이후 1년 6개월의 시간을 거래소에 준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거래소들이 영업을 계속할수록 투자자 피해는 커질 것"이라며 "핵심은 은행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신뢰성을 거래소들이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거래 전문은행 도입 주장 = 코인거래소가 영업을 계속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확인받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신고가 불수리된 경우에는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
거래소 빅4로 꼽히는 업비트(케이뱅크), 빗썸(NH농협은행), 코인원(NH농협은행), 코빗(신한은행)은 은행들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확인받은 상태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9월 24일까지여서 연장이 필요한 상태다. 다른 거래소들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특히 최근 농협은행은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 룰'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코인의 입·출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트래블 룰은 코인을 이전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사업자가 파악하라는 규정으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다. 은행들은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등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의원은 가상자산거래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은행으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실명계정 개설을 거부당한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검증을 요청한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장은 미리 지정한 전문은행으로 하여금 해당 거래소가 실명계정 개설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검증하자는 것이다. 거래소가 검증을 통과하면 이를 검증한 전문은행이 거래소에 실명계정을 개설해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전문은행의 검증이 더 까다로울 것"이라며 "은행들이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에 따른 위험 등으로 실명계정을 발급하기 어려운 입장이라서 전문은행이나 신고기한을 연장하더라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안이 발의되면 장단점을 심도 있게 검토해서 정부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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