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부딪친 '이재용 가석방', 여권 일파만파
이재명 정세균 '수용' … 이낙연 '무반응'
김두관 "촛불민심 배신" 추미애 "공정 날아가"
정의당 "촛불개혁 포기 선언 종지부" 지적
박용진, 이 지사에 "2017년과 달라져"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용은 국민연금의 천문학적인 손해를 아직 배상조차 하지 않았다"며 "굴욕감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깊은 실망감에 괴롭다"며 "이재용 가석방은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법무부는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 글로벌 경제환경, 사회적 감정, 이 3가지를 이재용 가석방의 이유로 들었다"며 하나하나 반박했다.
대선 후보들도 속속 입장을 내놓았다. 대선 선두그룹인 이재명 정세균 후보는 대체로 법무부 판단을 수용하는 입장이었다. 이재명 지사의 열린캠프는 "재벌이라는 이유로 특혜나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평소 생각"이라며 "국정농단 공모 혐의에 대해 사면 아닌 조건부 석방인 만큼 이재용 씨가 국민 여론에 부합하도록 반성,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10일 박찬대 캠프수석대변인은 "법 앞에서는 모두가 공정해야 된다라고 하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평소 생각"이라고 했다. '법 앞에 공정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전 총리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등 말을 아끼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 부회장은) 지난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구시대적 경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혁신경제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이 국민께 속죄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법무부 판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보수언론의 농간과 대권후보들의 암묵적 동의 속에 법무부가 이재용 가석방을 결정했다. 정말 한심한 일"이라며 "민주당이 촛불국민을 배신하고 기득권 카르텔과 손을 잡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재벌총수에 대한 0.1% 특혜 가석방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깃털같이 가벼운 형을 선고한 것도 감당하지 못할까 봐 솜털같이 가볍게 공정을 날려버린 것"이라고 했다.
열린민주당과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열린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이재용 가석방 결정은 언론과 정치권의 협잡이 만들어낸 사법 불공정의 전형"이라며 "특권과 반칙이 공정과 정의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문재인정부는 이재용 가석방으로 촛불개혁 포기선언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사회를 연, 평등과 공정의 껍데기를 쓴 위선 정권"이라고 했다.
대선 국면에서 이재용 사면에 대한 검증이 강도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 보시기에 촛불혁명으로 겨우 다시 세운 법의 정의, 우리사회의 공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실 거고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국민적 상식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누가 봐도 특혜"라고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재벌총수에게 이런 특혜조치가 이뤄졌다고 하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무릎이 꺾이는 심정"이라며 "촛불혁명을 이었다고 하는 민주당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실지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대선 선두주자인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이재명 후보는 2017년 이재용 부회장을 두고 국정농단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 절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사면 불가하다고 약속을 했다"면서 "재벌이라고 해서 특혜를 줘도 안 되지만 역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는 얘기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가석방 시켜줄 때 했던 논리와 똑같은 얘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