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양도세 혜택 폐지 '난기류'

2021-08-12 10:48:49 게재

여 "정해진 방향 없어, 정부 입장 기다리는 중"

송영길 "조세정의·공급 안정성 절충점 찾는 중"

정의당 "집부자 향한 부동산 역주행 가속 페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선두권 대선주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혀 진보진영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특혜 폐지와 관련한 여당의 논의도 다소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혜 폐지'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소급적용 등을 두고 고심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국토부 등 정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당내 여론은 '특혜 폐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다소 유동적이다.
발언하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12일 한준호 여당 원내대변인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임대사업자 양도세 특혜 유지 보도가 오보라는 것은 이미 확인했던 것이며 민주당에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정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 방안을 가져오면 이를 토대로 정책위, 부동산TF에서 논의한 후 정책의총 등을 통해 논의할 것"이라며 "방향성을 설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서민들의 (입장을) 기준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면서 "세금에 대한 것도 같은 기준"이라고 했다.

송영길 당대표는 지난 10일 100일 기자회견에서 "임대사업자 문제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예외나 양도세 특혜 때문에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그런 논의로 인해 특혜를 해소한다고 했을 때, 소급효 논란이나 6개월 기간의 문제와 생계형 임대사업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여러 가지 절충문제를 정책위와 국토위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며 "조세정의와 공급 측면 안정성을 절충해서 중간점을 찾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도 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기재부 등 정부 측에서 '특혜 유지'입장을 갖고 여론전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갖고 있다.

전날 강병원 여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정이 임대 사업자 특혜 폐지를 철회했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며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도 이런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밝혔으며, 당에서도 5월 27일 정책의총에서 매입 임대 사업의 신규 등록과 갱신을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된 이후 6월 18일 정책의총에서 정부에 추가 검토를 의뢰했을 뿐 그 어떠한 결정도, 내용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임대 사업자는 양도세 무기한 중과 유예, 종부세 합산 배제, 소득세 감면, 취등록세 감면, 지방세 감면 혜택, 심지어 건강보험료 감면 등 무수한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며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하고 보유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임대 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은 이 제도들을 비웃으며 다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브레이크 없는 불로소득을 막기 위해서는 임대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 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조속히 임대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 폐지를 이뤄낼 주택을 위한 근로소득의 근원을 해결하고 서민 주거 안전의 길로 우죽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여당 대선주자 중 선두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특혜 폐지에 손을 들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임대주택을 26채, 23채씩 보유하고도 종부세 전액 면제와 재산세 감면을 받는 황당한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며 "현재는 다주택자들이 주택 독과점을 심화시키고, 집값 폭등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기존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만큼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다주택 임대 사업자에 대해 취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 임대소득세 등 특혜를 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도 했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와 관련한 후퇴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지난 달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를 전면 백지화한데 이어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폐지까지 백지화하겠다고 하면서 집권여당 부동산정책에 대해 또 한 번 오락가락 말을 바꿨다"면서 "'원룸이나 빌라 등 아파트가 아닌 임대주택 신규등록을 전면 폐지하고, 기존 주택임대사업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고작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대놓고 정부, 여당 스스로 약속하고 추진했던 부동산 정책마저 뒤집으면서 소수 집부자들을 향한 부동산 역주행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꿔대며 오락가락하는 정부, 여당에게 과연 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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