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개혁' 승부수, 약일까 독일까

2021-08-20 11:37:31 게재

검찰개혁에 추미애 역공

적 많은 언론개혁도 전면에

이재용 가석방에 비판 전환

여당 대선경선에서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가 '개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지층을 확고히 잡아 놓고 '개혁'보다 '민생'에 치중하고 있는 이 지사와의 차별화를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을 제안하고 언론개혁의 전면에 섰다.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으로 충격을 받았던 이 전 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으나 전날 비판적인 목소리로 냈고 부자증세도 강도높게 주장했다.
정책발표하는 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후보│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산층 경제성장 전략과 관련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19일 이 전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주자들에게 제안한다"며 "연내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의 제도적 처리에 합의하고 지도부에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적거리고 올해를 넘긴다면 수사·기소 분리는 요원해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검찰개혁에 적극 나섰던 김종민 의원과 유튜브 '검찰개혁 끝장토론'을 통해서도 이같은 내용을 제안하면서 "지도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정기국회 안에 수사·기소 완전 분리 법안을 처리하자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검찰총장 임명방식으론 국민참여 인사 추천제를 제안한다"며 "대통령이 임명하고 임명 과정에 국민이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윤석열 대항마로 대선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추 전 장관은 "총리와 당대표 시절 검찰개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개혁입법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면피해 보겠다'는 속내는 명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검찰개혁에 반하는 태도로 곤경에 빠진 후보와 그걸 모면해 보자는 캠프의 알량한 꼼수가 엿보이는 볼썽사나운 '면피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국민과 역사를 속이려 들지 말라"고 했다. 앞으로도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여당이 법안소위-안건조정위-상임위를 단독으로 처리한 언론중재법에 대해서도 '언론개혁'으로 평가하며 맨 앞에 나섰다. 안건조정위 여당 단독 통과를 주도한 이병훈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끊임없는 관심 속에 오늘 언론개혁을 위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했다. 1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는 "대부분의 언론은 해당되지 않겠지만 의도를 갖고 가짜뉴스를 만드는 데 대해선 책임을 엄하게 묻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날엔 언론중재법 독주에 동참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함께 유튜브에 출연해 언론개혁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경제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대기업-중소기업 관계 정립을 골자로 한 공정성장을 언급한 데 이어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과 취업제한 해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다소 유보적이었던 그동안의 입장이 크게 바뀐 것으로 평가된다.

전날 여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대선주자 검증토론회에서 이 전 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그 가석방 자체가 법 앞의 평등에 대한, 극히 조심해야 할 예외인 것은 틀림없다. 법의 공정성에 일정한 상처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후 "그동안 그분이 공식 직함이 없던 것 같은데, 왜 취업제한이 쟁점이 돼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는 답변에 질문자인 오기형 의원이 "재계에서 요구한다"고 하자 "거듭 국민들이 사법적 정의의 손상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좀 더 중시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이 전 총리는 토지공개념 3법에서의 토지보유세 외에도 부자증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신복지 등 공약에 필요한 재원확보와 관련, "일정 수준 이상의 부자들에 대한 증세는 고려될 때가 왔다"고 했다.

한편 더민초 토론회에서 이 전 총리는 가계부채 우려와 관련해 "가계부채비중도 대단히 높고 증가속도 또한 가팔라 걱정된다"며 "금리인상은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임 관련 셧다운제에 대해서는 "폐지할 때가 됐다"며 "학부모의 근심도 이해하는 데 통행금지 없어지면 큰일날 것 같았지만 없어져도 별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