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동산 전수조사' 촉각

2021-08-23 11:42:21 게재

오늘 권익위 결과 발표

'고강도 조치' 힘들 듯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거래 전수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대선은 물론 정기국회 원내전략에도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3일 오후 4시 이후 권익위로부터 부동산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받는다. 권익위는올해 6월 말부터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당 소속 국회의원 및 그 가족 507명의 지난 7년간 거래현황을 조사했다.

앞서 원내지도부는 권익위로부터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당 소속 의원 30여명과 면담을 마쳤다. 권익위가 더불어민주당이 12명을 문제삼은 전례를 고려할 때 국민의힘도 의원 10여명 정도가 권익위로부터 투기 혐의를 받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4.7재보궐선거 승리 당시 LH 투기사건 등 여권의 '부동산 내로남불' 프레임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데 민주당보다 질 나쁜 투기의혹이 불거지거나 '솜방망이' 조치에 그친다면 여당을 겨냥하던 비판여론이 돌아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비교적 재력가가 많은 보수정당의 특성상 민주당보다 혐의를 받는 의원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야당 탄압'을 주장할 수도 있지만 여론악화를 막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도부는 일단 민주당보다 더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월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조치가 진행된 인사는 없다. 비례대표 2명은 의원직 유지를 배려해 제명, 지역구 의원 10명은 전원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며 "그것을 기반으로 지도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얼마나 공세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당장 의석수가 104석 뿐인데 탈당 및 제명조치를 민주당보다 실효성 있게 하다가는 개헌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이 여권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도 민주당의 부동산 전수조사 관련 조치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공식입장을 거의 내지 않은 것도 이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혐의가 분명하다고 지적받는 1~2명 정도에 대해 자진탈당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한다"며 "강력한 조치보다 선방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풀이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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