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롯데백화점 동탄점 개점 … 7년만에 새점포

경기남부 고급상권 '유통대전' 시작됐다

2021-08-24 12:15:48 게재

신세계·현대·갤러리아 … "1000만 시장 쟁탈전"

경기 남부 고급 상권을 둘러싼 백화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신세계·갤러리아가 점포를 운영 중인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7년만에 신규 점포 '동탄점'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외관.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20일 롯데백화점은 경기도 최대 규모의 '체험 특화 점포'인 동탄점을 열었다. 동탄점은 롯데백화점이 7년만에 출점하는 신규점포다. 경기도 최대 규모로, 단순히 쇼핑하는 곳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했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30~40대 동탄주부'을 겨냥해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를 입점하고 다양한 예술·문화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갖췄다. 명품 3대장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입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급 브랜드를 꾸준히 추가해 경기 남부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각사가 경기도 남부상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풍부한 배후 인구 수 탓이다. 경기 남부에는 1000만명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는 서울(956만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경기 남부에는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 연구단지가 있어 소득수준이 높고, 구매력있는 젊은부부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연면적 24만6000㎡ 경기 최대 규모로,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8개 층으로 구성됐다.

동탄점은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하는 만큼 면적 50% 이상을 예술·문화, 식·음료 콘텐츠로 채웠다.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까지 100개가 넘는 작품들을 백화점 곳곳에 전시하고,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화센터 '라이프스타일랩'도 국내 최대 규모인 2680㎡로 구성했다. 3층에는 약 1000평 규모 힐링 공간인 '더 테라스'가 마련됐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내부.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100여개 식음료 브랜드도 갖췄다. 2020 아시아 최고 여성셰프로 선정된 조희숙 셰프와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국인의 밥상', 청담동 핫플레이스 '스케줄 청담' 등 SNS 유명 맛집을 확보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대만 '베지크릭' 공간 디자이너와 엔젤리너스가 협업해 만든 '엘리먼트 바이 엔젤리너스' 등 동탄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매장을 구성했다.

최고급 브랜드 매장도 선보인다. 1층 해외패션 매장에는 생로랑 펜디 로에베 발렌시아가 등 젊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럭셔리 브랜드를 대거 선보인다.

국내 최초 패밀리형 풀카테고리 매장의 몽클레르, 경기권 최초로 입점한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등 차별화된 매장을 구성했다. 리빙 전문관도 최대 규모로 구성했다. 하이엔드 리빙 편집숍 '더콘란샵' 2호점, 이탈리아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 '몰테니앤씨', 덴마크 프리리엄 가구 브랜드 '프리츠 한센', 홈스타일링 큐레이션숍 '메종아카이브' 등 고급 생활용품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동탄 주부를 사로잡기 위해 키즈 콘텐츠도 카테고리별로 세분화했다. 키즈 특화 카페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 신개념 이유식 카페 '얌이밀 타운', 키즈 뷰티 브랜드 '디엘프렌즈' 등 유아동 전문관에 심혈을 기울였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점포인 동탄점은 전국에서 가장 젊고 구매력이 높은 지역인 동탄 상권 맞춤형 백화점으로 준비했다"며 "교통을 포함해 여러 입지조건이 우수한 만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경기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롯데 동탄점 개점으로 경기 상권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롯데 동탄점 반경 20~30㎞ 거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등도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 판교점은 최근 에르메스 입점을 확정했고, 신세계 경기점은 식품관을 개편하고 백화점 업계 최초로 식품관 전용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백화점 업계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올해 말 에르메스 매장 오픈을 예고한 바 있다. 샤넬도 입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이 확정된다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경기도 명품관'을 지향하고 있는 갤러리아 광교점 역시 구찌·생로랑·프라다·디올·벨루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대거 입점시키며 경쟁력을 높였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생활전문관·식품관을 리뉴얼한데 이어 명품관 리뉴얼을 예고했다.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15㎞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근접 점포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에 유료 멤버십 '신세계프라임'도 적용했다. 신세계프라임은 연회비를 내면 축산·과일 등 상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경기 남부 인구는 지금도 1000만명이 넘고, 신도시 조성과 신규 주택 공급으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유통시설이 집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권역 상권에서의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브랜드 라인업, 시설 등 콘텐츠 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정석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