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원 중환자실 치료 포기 상황"

2021-09-07 10:43:40 게재

앤서니 파우치 박사 경고 …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년전의 4배 증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입원 환자와 사망자는 지난 겨울 대확산 이후 연일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10만2734명, 하루 평균 사망자를 1560명으로 집계했다. 두 지표 모두 이번 4차 재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며, 사망자 수는 2주 전보다 55% 증가했다.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6만132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구급대원들이 심각한 COVID-19 응급상황을 겪은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을 돕고 있다. 켄터키주는 최근 하루 44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COVID-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CNN도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근거로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를 16만3728명으로 집계하면서 1년 전인 지난해 노동절 연휴(3만9355명) 때보다 확진자가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백신이 없던 상황인데 사태가 더 악화한 것이다.

하루 평균 사망자도 같은 기간 804명에서 1561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입원 환자 역시 4만600명이던 것이 9만9270명이 되면서 2배 이상으로 많아졌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증 환자가 늘면서 의사들이 누가 중환자실(ICU)에 들어갈지를 두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근접해 있다"며 "아주 힘든 선택을 해야만 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용 정원의 한계에 바짝 다가서면서 일부 환자는 중환자실 치료를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우치 소장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신규 감염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지만 백신 접종이 입원 환자를 줄이는 제1의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미 보건복지부(HHS)에 따르면 미국에선 전국적으로 중환자실의 79.83%가 환자로 찬 상태이며 이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코로나19 환자다.

특히 조지아·텍사스·플로리다·미시시피·네바다·켄터키 등 8개 주에선 성인용 중환자실의 90%가 꽉 찬 상황이다. 이를 입증하듯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켄터키주에는 주말 새 더 많은 병상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의 의료 지원팀이 파견됐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도 주 방위군 인력을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입은 병원들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미국에서는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추가로 백신을 접종하는 이른바 '부스터샷'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공표한 미국의 부스터샷 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20일부터는 화이자 백신부터 하고 모더나 백신은 일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현재의 절차를 살펴보면 20일에 부스터샷에 착수할 때 화이자 백신부터 FDA 승인과 CDC 권고 절차를 마치고 접종할 준비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모더나 백신도 그 이전에 자료제출을 완료하면 화이자와 동시 승인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다소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식품의약국(FDA)은 17일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승인을 권고하면 18일이나 19일 부스터샷을 최종승인 하고 CDC의 권고까지 나오면 20일부터 부스터 샷 추가접종에 착수하게 된다. 모더나는 임시 사용승인을 받을 때에도 화이자 보다는 1주일 늦었으므로 부스터샷도 최소 1주일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번만 맞아도 되는 존슨앤존슨 백신은 가장 늦게 승인받아 2차 부스터 샷도 가장 늦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우치 박사는 이어 "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3차 부스터 샷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기 보다는 모더나 백신을 기다리게 낫다"고 밝혀 교차접종을 권고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파우치 박사는 "미국은 화이자 접종완료자가 3차에선 모더나를 맞는 교차접종을 승인할지 여부는 앞으로 수주안에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초기 부스터 샷에서는 같은 백신 접종을 권고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2차 접종을 완료한지 8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 부스터 샷을 맞도록 하려다가 5개월로 앞당기는 문제를 검토해왔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려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부스터샷을 맞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오는 17일 FDA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권고와 연방당국 판단에 따라 8개월인지, 5개월인지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9500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두 번씩 접종 완료했고, 6600만명은 모더나 백신을 두 번 맞았으며, 1400만명은 존슨앤 존슨 백신을 한번 접종 완료한 것으로 CDC는 집계하고 있다.

한면택 특파원 · 정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