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 국내 상륙 파장은
한국이커머스 '메기' … 시장재편 부추겨
'온오프 융합' 월마트 제치고 미국시장 독주
당장,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 모습이다. 올초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그만큼 대비를 할 시간이 많았던 국내 유통가다. 해외직구(직접구매)가 편해졌지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한국 소비자들 반응도 아직은 냉랭하다. 여전히 배송시간이 길고 관세 부가세를 고려하면 가격도 썩 유리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편의성을 제고하는 측면은 있지만 이미 직구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상황에서 아마존 진출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구 시장에서도 이미 다양한 경로가 있는 만큼 기존에 직구를 활발하게 하던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추가됐을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론, 11번가 - 아마존을 이용하면 해외 직구에서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해소된다. 배송비 부담도 크지 않다. 반품도 쉽다. 그렇다고 국내 이머커스시장 판도를 뒤바꿀만큼 위협적이지 않다. 직구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아마존 최근 행보를 보면 사정은 또 다르다. 국내시장 진출이 단순히 '직구족' 확보에만 있는 게 아님이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속셈'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 백화점 2곳 개점 계획 =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아마존은 최근 오프라인 진출을 늘리고 있다. 당장 미국에 백화점 2곳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미 식료품점 홀푸드마켓 505곳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도 22개에 달한다.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 북스는 24 개, 별점 4 개 이상인 상품을 판매하는 아마존 4스타 매장도 30개다. 이커머스답지 않게 많은 오프라인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이 오프라인 유통에 진출하는 이유는 유통시장에서 온·오프라인 융합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와 접점으로 인지도 향상, 물류센터 등 여러 역할이 가능하고 데이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데이터가 결합될 때 고객과 소비패턴에 대한 완결성 높은 빅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다.
이렇게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 정밀한 상품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매 전환율 상승, 쇼핑경험 향상, 물류 효율화 등 시너지창출이 가능하다. 온라인 유통시장을 선점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판매매장을 늘리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인 셈이다. 아마존이 미국 이커머스시장 1위(점유율 40.4%)업체로 월마트(7.1%) 등 하위 업체들과 격차를 확연히 벌리고 있는 이유다.
우회진출이지만 한국시장에 발을 넣은 아마존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 = 국내 이커머스상황은 다르다. 확실한 1위가 없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늘리기다.
실제 2분기 SSG닷컴 영업손실은 128억원에 달했다. 롯데온 역시 33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두곳 다 광고판촉비 증가로 적자규모가 커졌다. 쿠팡도 2분기 영업적자는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시잠점유율 늘리기에 따른 비용증가 탓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상위 3개 업체(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 거래액 기준 합산 점유율은 43% 수준. 아직까지 시장을 과점하는 상위업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플랫폼 승자독식 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다. 상위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얘기다.
임 연구원은 "국내 유통업체들은 적극적인 판촉활동과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통한 이커머스시장 선점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시장도 상위업체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다면 오프라인 유통 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IT(정보기술), 물류 인프라 발전으로 온·오프라인 경계가 불명확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GS 리테일의 요기요 지분투자 등도 이런 시장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점. 국내 이커머스시장 재편과 함께 온오프 융합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이 해외직구시장뿐 아니라 한국 이커머스 연못의 '메기'라는 얘기다.